좀 불편하자 우리

내가 편함을 경계하는 이유

by 응켱

오늘은 프로 불편러의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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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이지만 아주 오랜만에 직딩시절 이야기. 지나간 일 구구절절 싫기도 하지만 일어나자마자 제 영감이 되어주네요. 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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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란 상대를 편하다고 느끼는 착각에서 시작되곤 한다. 내가 편함을 경계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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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의 무례는 늘 나의 불편의 대상이었는데 애석하게도 회사 다니는 중에는 이를 나이스 하게 대처해낸 경험이 별로 없다. 웃어 넘기기. 한귀듣한귀흘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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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의 무례한 언행을 가소롭다는 듯 가벼이 웃어넘기는 동료 언니들의 지혜와 여유가 내겐 선망의 대상일 정도였지. 기질 탓인지 나는 5년 차가 되도록 그런 여유는 생기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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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웃어넘길 필요가 없다는 걸 알아갈수록 웃고만 있는 나 자신이 바보 같다고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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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생활을 통해 얻은 조직 처세는
아이러니하지만 열정적이고 활기차며 성격 좋은 페르소나를 애써 추구할 필요가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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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이 경우 발전 노선이 둘 중 하나로 귀결되는데 둘 다 상당히 피곤하다.
하나는 까기 편한 대상으로 거듭나거나 하나는 싫은 말 듣기 싫어 무리해야 하는 상황의 반복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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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졌느니 개념 없느니 욕먹고 말더라도 주어진 선을 넘지 않고, 그 안에서 내 할 일 하며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고 누구나에게 언제나 적당히 불편한 존재로 나의 존재를 유지하는 게 편한 회사생활의 길임을 깨닫고는 나는 첫회사를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마지막 회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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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회사를 첫 직장으로 만났다면 나는 지금 달랐을까. 내 회사생활은 짧았지만 내겐 참 혹독하고 가혹했다. 아이러니한 건 그로써 지금의 내가 존재하니 지난 시간에 감사해야 하는 이유가 된다는 것. 그것을 또 받아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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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무례한 건 쫌.
적당히 사람을 불편해하는 내가 되고 싶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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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 응켱 (@findme_k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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