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를 기다리며

소중한 순긴들

by 신성철

예전 대학 다닐 때 일입니다. 다니던 대학이 집과 멀어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했습니다.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니 학교 다니기는 편했는데 문제는 시내를 나갔다가 다시 자취방으로 들어가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학교가 외진 곳에 있어 시내에서 자취방으로 가는 버스가 1-2시간마다 한 대씩 있고 막차는 저녁 8시 차였습니다.

그런데 이 막차가 정확히 8시에 오는 것이 아니라 7시 50분에도 왔다가 8시 20분에도 오고 아주 불규칙하게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7시 30분쯤에는 정류장에 도착해야 안심하고 막차를 탈 수 있었습니다.


만약 막차를 놓치게 되면 10km 정도를 거리를 걷든지 아니면 택시를 타야만 했습니다. 길이 어둡고 민가가 없어 걷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고, 학생이라 택시비를 감당하기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시내를 나가는 날은 막차 시간에 맞춰서 일을 마칩니다.


그날도 일을 보고 자취방으로 가려고 정류장에 도착을 했는데 '아뿔싸' 시간이 7시 50분을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정류장에는 이미 어둠이 깔렸고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순간 막차가 떠났을 거라는 불안감이 몰려왔습니다.


막차가 가지 말았기를 속으로 기도하며 초조히 기다렸습니다. 걸어야 하나 택시를 타야 하면서 말입니다. 그때의 간절함은 아마 사랑하는 사람을 애타게 기다리는 그런 간절함이었을 겁니다. 지금도 그렇게 간절히 기다려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너무도 간절히 기다렸습니다.


시간은 조금씩 흘러 8시에 가까워 오는데 차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설마'하는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8시가 넘어가고 10분에 가까워 오는데도 버스는 보이지 않습니다.

포기를 하고 돌아서려는데 저 멀리서 떠난 줄 알았던 버스가 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렇게 기다리던 막차가 제 앞으로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그때의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내릴 듯이 반가웠습니다.


그게 뭐라고....... 고작 버스일 뿐인데 말입니다.


그러나 그날 버스는 저에게 구세주였습니다. 보고 싶었던 애인이었습니다.

감격하고 울컥하는 마음으로 버스에 오르며 기사님께 연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를 외쳤습니다. 그런 저를 이상하다는 듯이 바라보시는 기사님을 보면서 활짝 웃습니다.


지금이야 차를 직접 운전하다 보니 막차를 기다릴 필요도 없고 설사 막차를 놓치더라도 갈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어 예전처럼 막차에 대한 간절함은 사라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시절 막차를 기다리며 간절히 기도하던 마음만큼은 여전히 제 가슴속에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어쩌면 살아가면서 사소한 것에 감사를 하는 마음을 주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겨울이 깊어가는 오늘.



그 막차를 간절히 기다리고 반가워하든 그 마음으로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을 기다리고 반가워한다면 어떨까요?

그 옛날 떠난 줄 알았던 막차가 덜컹거리며 내 앞으로 올 때의 그 울컥했던 반가움과 감동으로 옆 사람을 대해 보고 싶은 하루입니다.


막차가 늘 소중하고 반가웠듯 지금 내 옆에 있는 이들이 그런 존재들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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