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5시에 일어나서 오픈 시간에 맞춰 매일 가는 스타벅스로 향했다. 이 시간에 나오면 요즘 계절엔 항상 밤처럼 어둡다. 나오니 길바닥에 눈이 조금 쌓여 있었다. 나와서 조금 걷다보니 알갱이가 엄청 작은 눈이 오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나는 눈을 좋아한다. 하얀색을 좋아하기도 하고, 쌓여있는 눈을 가까이서 관찰해보면 반짝반짝거리고 예쁘다. 눈은 확대해보면 결정체까지도 예쁜 모양이다.
늘 주문하던 커피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서 통유리창밖을 보니, 가로등 불빛에 비치는 내리는 눈을 보고 있자니 너무나 예뻐서 마음이 설렜다. 그래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가로등 불 아래를 한참 보고 있었다. 예쁜 모습을 눈에 계속 담아두고 싶었다. 지나간 순간과 그 감정은 다시 오지 않고 매우 소중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계속해서 보고 싶었다. 푸르스름해지고 날이 점차 밝아오니 가로등 불빛도 어느샌가 사라졌다. 너무나 아쉬웠다.
예쁜 것들은 정말 순간인 것 같다. 벚꽃도 만개하는 기간이 너무나 짧고, 눈도 금세 녹아내린다. 일몰도 정말 순간이다. 그래서 예쁜 자연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마음이 벅차 오른다. 사진으로는 결코 이렇게 마음을 벅차오르게는 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예쁜 광경들을 볼 때 사진이나 영상을 찍기보다는 눈에 최대한 담아두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나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광경들이다.
이 때가 아니면 누릴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다. 예쁜 광경들을 보았을 때, 그 순간을 만끽하며 소중히 여기는 것이 어쩌면 소소한 행복이 아닐까. 나에게는 이런 작은 순간순간들을 기록하고 다시 떠올리는 것이 나만의 작은 행복이다. 오늘도 지나가면 내 평생에 다시 오지 않는다. 지금 28살인 나에게, 회사 이사님은 "00씨는 젊고 예쁘시니까 뭐든 할 수 있어요"라고 하신 적이 있는데 그 말이 항상 힘이 되었다. 젊고 예쁜 이 순간도 다시 오지 않으니 더욱 나를 아끼고 예쁜 순간 하나하나를 누려야겠다고 한번 더 다짐하게 되는 그런 날이다. 다들 오늘같이 예쁜 날에 행복하고 좋은 순간들을 만끽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