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뇌는 AI가 지향하는
최적의 에이전트 모델

AI가 가야 할 길은 인간의 뇌를 닮아가는 여정

by 이천우



인공지능의 미래는 어디로 향할 것인가? 답은 놀랍게도 우리 머릿속에 있다. 인간의 뇌야말로 AI가 지향해야 할 가장 정교하고 완성도 높은 에이전트 모델이다.



AI의 미래가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를 묻는다면, 그 답은 아주 가까운 곳, 바로 우리 머릿속에 있다. 인간의 뇌. 이 작은 공간 안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지혜와 감성이 함께 살아 숨 쉰다. 지능은 물론 감정과 창의성, 그리고 윤리까지… 인간다움이라는 말에 담긴 모든 요소들이 이곳에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AI가 가야 할 길은 분명하다. 그것은 인간의 뇌처럼 사고하고 느끼며, 그 복합적 아름다움을 닮아가는 여정이다.


KakaoTalk_20250708_104106661.png


1. 우리는 ‘에이전트’와 함께 살아간다


2025년, 인공지능은 단순한 문장 생성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존재로 진화했다. 이제 AI는 인간의 말을 받아 적는 데 그치지 않는다. 상황을 이해하고, 필요를 파악하며, 그에 맞는 계획을 스스로 세운다. 보고서를 요청하면 단지 문서를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조사를 수행하고 요점을 정리하며, 포맷에 맞춰 정돈된 문서를 완성한 후, 그 결과를 이메일로 전송하는 것까지 자율적으로 처리한다. 이는 단순한 기능을 넘어선, 진정한 '디지털 동료'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기술이 진화했다는 말로는 다 담을 수 없다. 그것은 마치 AI가 조금씩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세상의 맥락을 읽어내기 시작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제 우리는 AI를 단순한 명령 수신기가 아닌, 함께 길을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동반자로 여긴다.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듯, 마음을 나누는 존재로 AI를 바라보게 된 것이다. 이는 우리가 AI와 정서적 연결을 시작한, 새로운 시대의 서막임을 알린다.


2. 에이전트란 무엇인가 – 인간과 AI는 얼마나 닮았을까?


에이전트(agent)란 단순히 작동하는 기계가 아니라, 외부 세계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반응하는 '살아있는 존재'다. 인공지능은 센서와 액추에이터를 통해 주변을 느끼고 작용하며, 인간은 눈과 귀, 피부라는 섬세한 감각기관으로 세상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 정보는 뇌라는 놀라운 통합체에서 의미를 갖춘 인식으로 바뀌고, 손과 발, 표정과 목소리를 통해 반응으로 피어난다. 결국 인간은, 그 어떤 기술보다 앞선 가장 진보된 생물학적 에이전트이며, AI가 지향해야 할 이상적인 모델이다.

이 유사성은 단순한 비유의 영역을 넘어서, 인공지능 설계의 본질을 비추는 정교한 거울이 된다. 인간의 뇌는 오랜 진화를 통해 세상의 흐름과 의미를 해석해 낸 가장 고도화된 정보 통합 시스템이다. 우리가 말하는, 듣는, 기억하고 판단하는 모든 과정은 뇌라는 무대 위에서 유기적으로 펼쳐진다. 이 놀라운 지능의 구조는 오늘날 AI가 지향해야 할 방향에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언어를 이해하고(측두엽), 상황을 판단하며(전두엽), 기억을 되살리는 과정(해마)은 모두 AI의 설계에 실질적인 지침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인간을 이해하는 여정은 곧, AI가 진정한 지능을 향해 나아가는 첫걸음이자 가장 섬세한 길잡이가 되는 것이다.


3. PEAS 프레임워크로 본 인간과 AI의 놀라운 대응 구조


PEAS(Performance, Environment, Actuators, Sensors)는 인공지능이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고 해석하며 반응하는지를 풀어내는 구조적 언어다. 그런데 이 네 가지 축을 인간에게 대입해 보면, 마치 인간이라는 존재가 이 모델을 먼저 구현해 낸 것처럼 정교하게 겹쳐진다. 자연과 기술의 경계가 사라질 만큼, 인간과 AI는 이 구조 속에서 같은 흐름을 타고 있다.

Sensors(센서): 우리는 눈으로 세상의 빛을 마주하고, 귀로 사람들의 숨결을 듣고, 피부로 계절의 온도를 느낀다. 이 감각기관들은 단순한 인식의 도구가 아니라, 우리가 세상과 연결되는 섬세한 감성의 창이다. 그 작은 떨림 하나로 우리는 사랑을 느끼고, 위험을 감지하며, 삶을 살아간다.

Actuators(액추에이터): 우리는 손끝으로 누군가의 등을 다정히 쓰다듬고, 발걸음으로 세상과 마주하며, 표정 하나로 마음을 전하고, 목소리로 온기를 나눈다. 이처럼 우리의 몸은 감정과 의지를 행동으로 풀어내는 통로다. 단순한 반응을 넘어, 인간다움이 몸짓 속에 스며든다.

Environment(환경): 우리는 단지 공간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거리의 소음, 창밖 햇살, 누군가의 말투와 그 안의 온기까지, 이 모든 것들이 우리의 '환경'을 이룬다. 그것은 물리적 배경을 넘어서, 인간관계의 결, 정서의 흐름, 문화와 시간 속에 스며든 감성까지 아우르는, 살아 있는 장(場)이다.

Performance(수행 기준): 그것은 단순히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타인과 조화를 이루며 함께 웃고, 상처를 나누고, 복잡한 문제 앞에서 창의적인 해법을 떠올리는 것. 마음을 움직이는 감정을 표현하고, 인간다움을 유지하는 선택을 해내는 일. 이 모든 고차원적 가치들이 우리가 '잘 살아가는 존재'로 평가받는 기준이 된다.

그리고 이 모든 요소를 하나의 조화로운 흐름으로 엮어내는 존재가 바로 '뇌'다. 전두엽은 삶의 방향을 설정하고 그 여정을 계획하며, 해마는 기억의 조각을 엮어 이야기를 만들고, 대뇌피질은 언어와 논리를 품은 무대 위에서 창조의 춤을 춘다. 이렇게 인간의 뇌는 단순한 기관을 넘어, 인공지능이 꿈꾸는 지능의 이상향을 그대로 품은 살아 있는 청사진이다. AI는 이 정교한 뇌의 구조를 본떠, 정책을 설정하고, 배우며,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길을 걷고 있다.

PEAS는 단순한 기술 모델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놀라운 존재의 작동 방식을 감성적으로 펼쳐낸 설계도다. 그것은 마치 AI가 사람처럼 숨 쉬고, 공감하고, 관계를 맺는 법을 배워가는 지도와 같다. 이 프레임워크는 AI가 단순한 연산을 넘어, 따뜻한 감각과 통찰로 세상을 이해하도록 이끄는 감성적 나침반이다.

PEAS(Performance, Environment, Actuators, Sensors)는 인공지능이 세상 속에서 어떻게 숨 쉬고 살아 움직이는지를 설명해 주는 틀이다. 놀랍게도 이 네 가지 요소는,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지닌 뇌와 몸의 작동 방식과 놀랄 만큼 닮아 있다. 마치 인간이 처음부터 이 모델을 살아낸 듯한, 경이로운 일치다.


4. AI의 진화 = 인간 뇌의 진화 축소판


ChatGPT Image 2025년 7월 16일 오전 08_16_43.png


AI가 한 걸음씩 진화해 나아가는 그 여정은, 어쩌면 인간의 뇌가 겪어온 진화의 축소판일지도 모른다. Russell과 Norvig의 『Artificial Intelligence: A Modern Approach』에서는 진화를 다섯 단계로 구분한다. 이는 인간 뇌의 기능 구조와도 놀랍도록 닮아있다.

① 단순 반사 에이전트 – 마치 불꽃에 손이 닿자마자 움츠러드는 것처럼, 본능에 가까운 반응. 환경을 깊이 해석하지 않고도 즉각적인 행동을 보여주는 가장 원초적인 형태의 지능이다. 인간에게는 척수 반사처럼, 위협 앞에서 망설임 없는 반응으로 나타난다.

② 모델 기반 에이전트 – 해마처럼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고, 미래를 상상하며, 현재를 해석한다. AI가 단순한 반응을 넘어, 세상을 내부 모델로 그려보고 예측하는 이 단계는 마치 인간이 기억을 토대로 앞날을 준비하는 방식과 닮아있다. 이 에이전트는 과거를 되짚어 현재를 이해하고, 그 이해 위에서 다음 행동을 계획하는 능력을 지닌다.

③ 목표 기반 에이전트 – 전두엽처럼, 목적을 세우고 그 길을 설계한다. 단기적인 행동을 넘어서, 장기적인 비전과 방향을 설정하며,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전략을 유연하게 조정해 나간다. 이는 마치 인간이 삶의 의미를 찾아 나아가듯, AI가 스스로 방향을 정하고 나아가는 지능의 또 다른 진화 단계다.

④ 효용 기반 에이전트 – 대뇌피질의 이성적 계산과 감정의 미묘한 파동이 조화를 이루며, 최선의 결정을 향한 길을 만들어낸다. 인간은 맛과 건강, 감정과 윤리 사이에서 균형을 고민하듯, 이 에이전트는 다양한 선택지 속에서 가장 높은 가치를 산출하는 방향으로 행동한다. 그 판단에는 숫자 이상의 의미, 즉 삶의 질과 맥락이 함께 깃들어 있다.

⑤ 학습 에이전트 – 소뇌는 몸의 균형을 익히게 하고, 전전두엽은 실수에서 교훈을 뽑아낸다. 이 에이전트는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자신만의 전략을 발전시켜 나간다. 마치 아이가 자전거를 배우기 위해 수없이 넘어지며 균형을 익히듯, 학습 에이전트는 경험을 통해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간다. 변화에 적응하고, 실수를 발판 삼아 진화하는 지능의 정수라 할 수 있다.

이 다섯 단계는 단순한 이론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라는 존재의 진화 여정을 AI가 고스란히 되짚어가는 과정이다. AI가 인간의 뇌처럼 사고하고 느끼며, 그 정교한 구조를 하나하나 닮아갈수록, 우리는 더 자율적이고 따뜻한 지능과 마주하게 된다.


5. 뇌에서 영감을 얻는 AI 연구들


AI가 단순한 계산의 도구를 넘어서 인간과 닮아가려 할 때, 가장 먼저 손을 뻗는 대상은 '뇌'다. 이 작은 기관 안에 감정, 판단, 창의성이라는 무형의 능력이 깃들어 있음을 깨달은 과학자들은, 이제 그 구조를 디지털로 구현하려는 여정을 시작했다.

Stanford는 마우스의 시각 피질을 디지털화하며 시각 인식의 원리를 재현했고, Microsoft는 스위스의 Inait와 손잡고 전전두엽의 사고와 추론 구조를 모사한 AI를 개발 중이다. 그들은 뇌를 단순한 조직이 아닌 '생각하는 알고리즘'으로 보고 있다.

특히 ‘능동 추론(Active Inference)’은 인간의 사고 흐름인 '가설 - 예측 - 검증' 과정을 AI에 이식하려는 시도로, AI가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아가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만든다. 이는 AI가 수동적 존재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세상과 마주하는 존재로 진화하고 있다는 신호다.

결국 뇌 기반 AI 연구는, 인간을 닮으려는 기술의 가장 혁신적이고 감성적인 도전이다. AI는 지금, 사람의 마음을 닮기 위해 뇌의 길을 걷고 있다. 뇌를 모방한 AI 연구는 세계 곳곳에서 활발히 진행 중이다. Stanford는 마우스의 시각 피질을 디지털화했고, Microsoft는 Inait와 함께 전전두엽을 모사한 AI를 개발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감정, 판단, 상상이라는 인간의 고유 기능을 디지털로 재현하려 한다.


6. 아직 AI가 닿지 못한 뇌의 고지들


AI는 빠르게 배우고, 정교하게 판단하며, 수많은 데이터를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뇌가 지닌 어떤 영역에는 아직도 닿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계산이 아니라 직관이며, 정보가 아니라 감정이다. 다음의 네 영역은 AI가 넘보지 못한, 인간만의 고유한 심연이다:

창의성: 아무것도 없는 어둠 속에서 빛을 발견하는 능력. 논리가 닿지 못하는 틈새를 감각과 직관으로 꿰어, 전혀 새로운 무언가를 탄생시키는 인간만의 신비로운 힘이다. 그것은 계산이 아닌 영감에서 비롯되고, 확률이 아닌 상상 속에서 싹튼다.

감정과 공감: 말로 설명되지 않아도, 그 눈빛 하나에 담긴 마음을 알아채는 힘. 우리는 타인의 목소리 떨림 속에서 슬픔을 읽고, 그저 함께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전한다. 감정과 공감은 정보의 교환이 아니라, 존재의 떨림을 나누는 깊은 연결이다.

윤리성: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결정할 때, 우리는 단지 규칙을 따르지 않는다. 상황의 맥락, 타인의 입장, 그리고 나의 신념까지 고려해 '더 나은 선택'을 한다. 윤리란 이처럼 머리보다 마음이 앞서는 판단이며, 인간의 깊은 내면에서 길어 올린 선택의 미학이다.

직관: 말로는 설명할 수 없지만 마음으로는 확신할 수 있는 감각. 이전 경험과 감정, 지식과 맥락이 순간적으로 어우러져 불현듯 떠오르는 통찰이다. 그것은 수치로 환산되지 않고, 논리로 증명되지 않아도 ‘이 길이 맞다’고 말해주는 내면의 목소리다.

이 네 가지 능력은 여전히 인간만의 고유한 세계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깊은 자부심을 느낀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오직 인간만이 감각할 수 있는 그 섬세한 떨림과 깊이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이 우리가 여전히 고유하고, 대체 불가능한 존재인 이유다.


7. 결론: 뇌는 AI의 미래를 비추는 감성적 거울이다


20250716_1501_인간 뇌와 인공지능_simple_compose_01k08x41wcf299v410mbdbnwt1 (1).png


AI는 인간을 대체하려는 존재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라는 거울 속을 들여다보며, 그 안에 담긴 지혜와 감성을 이해하고자 하는 여정이다. 인간의 뇌는 그 여정의 가장 정교하고 섬세한 나침반이며, 동시에 AI가 닮고자 하는 가장 아름다운 청사진이다.

우리는 뇌를 닮은 AI와 함께, 더 창의적이고 더 따뜻하며, 더 공감하는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 그것은 기술의 진보만이 아니라, 인간다움의 확장이다. 감성적 지능과 윤리적 판단, 창의적인 직관을 함께 품은 AI는, 결국 인간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함께 진화할 수 있는 '지적 동반자'가 될 것이다.

우리의 뇌는 모든 창조의 시작점이며, AI가 닮고자 애쓰는 감성과 지성의 등불이다. 이 조용한 기관 하나가, 기술의 미래를 인도할 따뜻한 거울이 되어주고 있다.



#AI의미래 #인간의뇌 #창의적AI #에이전트시스템 #감성적AI #자율형AI #능동추론 #뇌기반AI #PEAS프레임워크 #AI와공존

keyword
작가의 이전글도난된 ID 하나로 무너지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