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도전기_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엄마는 아파도 안 된다.’ 고하죠. 혼자의 몸이 아니라 챙기고 신경 써야 하는 가족들이 있을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곳 없이 오롯이 챙겨야 하는 상황이라면 가족을 돌보는 것 외에 다른 것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엄마의 하루를 한번 살펴볼까요?
아침에 아이들을 보내고 뒤돌아보니 마치 메뚜기 떼가 지나간 것 같습니다. 허물 벗듯이 널브러져 있는 옷가지를 정리합니다. 아침 먹은 것들 설거지하고 세탁기 돌려놓고, 청소기 한번 돌리고 물걸레질도 한 번 합니다. 물 한잔 떠서 ‘이제 잠깐 앉아 볼까.’하고 시계를 보면 1학년 아이 돌아올 시간입니다. 부랴부랴 준비해서 학교로 데리러 가죠. 집에 할 일은 많은데 아이는 집으로 바로 가지 않아요. 놀이터에서 조금 놀다가 첫째, 둘째 올 시간이 되면 집으로 갑니다. 먹성 좋은 아이들 간식을 취향에 맞춰 두세 가지로 준비합니다. 아이들도 바쁩니다. 학원 갈 아이는 학원에 가고 안 가는 아이는 숙제를 하거나 놀이를 합니다. 먹은 그릇들 정리하고 나면 저녁 준비할 시간입니다. 다 같이 저녁 먹고 그릇 치우고 공부를 봐줍니다. 간단한 스트레칭도 하고 책 한 권 읽어주면 잘 준비할 시간입니다. 아이들이 자고 나면 엄마의 시간이지만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였던 터라 피곤함이 몰려와서 잠깐 쉰다는 것이 깊은 잠을 자게 됩니다. 그리고 아침을 맞이하고 똑같은 하루를 계속 반복하지요.
하는 것 없이 바쁜 느낌이 가득한 하루 속에서 사업을 구상하고 공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아이를 키우는 것만이 나의 목표는 아니기에 아이들이 다 큰 후에도 지속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었습니다. 조금은 젊은 나이에 도전을 해야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직장을 다니는 것은 정해진 시간이 있기 때문에 엄두도 내지 못했어요. 아이들을 돌봐줄 분이 없기 때문이죠. 아이들에게 갑자기 가야 할 일이 생기거나 아이가 아플 때마다 회사를 빠질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결국에는 내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엄마가 생각하는 창업의 조건’을 생각하고 그것에 맞는 일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1. 가족을 챙기는데 시간을 낼 수 있는 일
아이 봐주실 분이 있으신가요? 큰 복이시네요. 저는 아이 봐주실 분들이 안 계셔요. 시어머니도 일이 있으시고 친정 부모님은 멀리 사실뿐 아니라 몸도 아프셔서 아이들을 봐주실 수 없는 상황이에요. 국가에서 운영하는 아이 돌봄 프로그램을 이용해보려고도 했지만, 예민한 기질의 아이들이라 어려운 상황들이 생겼습니다. 아이돌 보는 이모님을 모시는 것은 비용 때문에 쉽지 않았고요.
가장 좋은 것은 아이들 학교 간 시간에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창업을 할 때에도 시간 제약이 많지 않은 것을 중요한 포인트였습니다. 아이들을 살피는 것에 소홀하지 않으면서도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가족은 저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이기 때문에 이것이 흔들리지 않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2. 집과 가까울 것
첫 번째 조건과 같은 맥락입니다. 아이들이 찾아올 수 도 있고 일하다가 달려갈 수도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아이들이 아직 엄마 손이 필요할 나이 이니까요. 매장을 관리하기에도 집과 가까우면 자주 살펴볼 수 있어서 가까운 것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3. 소자본으로 시작 가능할 것
아이 셋 키우면서 내 집 하나 마련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중에 더 열심히 살려고 내 일을 하려는 것이라 여윳돈이 많지가 않았어요. 소자본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살펴봅니다. 실패하더라도 리스크가 크지 않았으면 했어요. 아이만 키우다 세상으로 나가는 거라 두려움도 있었거든요.
이런 조건들을 생각하며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살펴보니 몇 가지로 추려졌습니다. 매장을 한다면 집 근처에 할 것이니 주변에 없는 업종을 해야겠죠. 인근 상권분석은 필수입니다.
스마트 스토어(천연제품 판매, 해외구매대행)
온라인 프로그램(하브루타, 마인드맵, 다이어트)
무인 판매점(아이스크림, 냉동식품, 밀키트, 편의점, 카페, 문구점, 스티커 사진)
온라인 상담(사이버 청소년상담사, 직업소개소)
공방(천연비누)
프랜차이즈(토스트, 디저트 카페, 도넛, 핫도그)
아이들을 돌보면서 과연 일을 할 수 있을까 겁이 나기도 했어요. 엄마가 일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빈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죠. 해볼 만하다 생각한 것은 아이들이 미라클 베드타임을 실천하면서 생활습관이 탄탄하게 잘 잡혀있기 때문이에요. 정해진 루틴에 맞춰 지내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학교에 가있는 시간에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도전해볼 수 있겠다 싶었어요.
실제 상황과 대비해보면서 업종과 유형을 선택해봅니다. 저는 이 중에서 밀키트 매장과 직업소개소를 선택해서 진행하고 있고, 온라인 프로그램은 서브로 하고 있습니다. 1인이 운영하면서 3개월 만에 매출 2200만 원 찍은 밀키트 매장 창업 과정과 운영에 관해 자세히 이야기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