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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질녘 Apr 05. 2024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

배한성

131쪽 나는 힘들다는 것 자체를 즐겼다.


136쪽 현실은 초라하고 미래는 불확실했지만 영화는 내가 위로받고 꿈꿀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137쪽 자신이 위대해지는 것보다 타인을 위대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진정 위대한 것이라 했던가!


137쪽 돈키호테라는 소설이 보여 준 상상, 공상의 스펙트럼은 시공을 초월하여 나의 목소리 연기를 빛내 준 근원이었다.


나는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보다는 내 인생을 바꾼 것은 책과 글쓰기라는 것이었다. 글을 계속 쓰지 않았다면 나는 계속 책을 읽지도 않았을 것이다.


책이 가져다는 주는 보물을 나는 계속 주워 담았다. 그런데 나중에 깨달은 사실이지만 책은 작가의 보물이었지 독자의 보물이 되기까지는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작가의 것이 내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 번 책을 읽는다고 해서 그 보물이 작가의 것과 같은 것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작가는 한 권의 책을 출판하기 위해 수십 년을 노력해 왔고 그 결실을 책으로 만들었는데 독자는 작가의 노고를 하루 만에 다 읽고 나서 작가의 보물을 얻었다는 착각에 빠지게 만든 것이 책이었다.


책이 주는 보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것이 내 것 같지만 실제로는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읽을 때만 드는 그런 착각 속에 나는 수십 년을 속고 살아왔었다. 내 것인 줄 알았던 문장들이 실제로는 작가의 것이었다는 것이다.


밤새 읽었던 책들 그리고 눈물 흘리고 가슴 아프게 읽었던 책들은 나를 웃고 울게 했던 시간들 속에서 점점 잊혀져 가고 있었다. 잊혀진 것은 내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작가의 것으로 끝나 있었다.


작가의 것으로 끝나지 않는 독서를 하려면 스스로가 작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많은 작가들의 보물을 움켜쥐고 달릴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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