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 속에서 찾은 작은 시작, 나의 홈공방 이야기

왜 나는 홈공방을 시작했을까.

by 모담공방








누군가는 회사를 다니고, 누군가는 프리랜서의 길을 택한다. 그런데 나는 왜 홈공방이라는 길을 선택했을까?

나는 올해 4월, 넷째 아이를 출산했다. 집에는 초등학교 6학년과 3학년 아들들이 있고, 아직 손이 많이 가는 4살, 1살 딸이 함께 있다. 하루 종일 아이들과 집에 있다 보면 행복하면서도 동시에 답답했다. 어린 나이에 육아를 시작하다 보니, 경력이라고 부를 만한 것도 없고, 특별히 잘하는 일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집 안에만 있으면 점점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만 같았다.


사실 아이들을 보는 일은 분명히 소중하고 행복한 일이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나 자신은 점점 작아지고 무기력해졌다. 자존감이 바닥을 치니 아이들조차 집에서 내 눈치를 보게 되었고, 남편과의 사소한 다툼도 늘어났다. 어느 순간 깨달았다. 내가 건강해지려면, 내 삶에 다시 활력이 생기려면 뭐라도 시작해야 한다는 걸. 그래서 내가 선택한 것이 바로 ‘구디백 & 네임스티커 홈공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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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공방을 하겠다고 마음먹고 나니, 단순히 대충 흉내만 내고 싶지는 않았다.

관련된 책을 구입하고, 온라인 강의와 블로그를 찾아보며 스토어 개설 방법, 포장 방식, 도매처 활용법 등을 하나하나 공부하기 시작했다.

모담스튜디오라는 이름을 붙이고, 브랜드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설레기도 했다.

하지만 동시에 ‘혹시 하나도 안 팔리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이 따라붙었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에게 말했다.

“괜찮아, 안 팔리면 딸 어린이집 선물로 보내면 되지 뭐!”

그렇게 마음을 가볍게 다잡으며 첫 상품을 준비했다.








막상 시작해 보니 홈공방은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내가 만든 작은 아이디어와 손길이 제품으로 완성되고, 누군가에게 전해진다는 사실 자체가 큰 기쁨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1인 사업자’라는 무게도 만만치 않았다. 기획, 제작, 마케팅과 홍보, 발주, 포장, 배송까지… 모든 걸 혼자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분명한 건, 어떤 일을 시작했다는 사실이 내 일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는 점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내가 할 일들이 머릿속에 그려지고, 아이들을 돌보는 시간 사이사이에 ‘나만의 일’을 한다는 게 큰 자존감이 되었다.



물론 사업에만 치우치면 안 된다는 것도 안다. 하루 종일 일만 붙잡고 있으면 아이 돌봄이나 살림은 금세 무너져 버린다. 그래서 나는 나름의 루틴을 만들었다. 세 아이를 8~9시 사이에 등교·등원시킨 뒤, 9시에서 10시까지는 청소를 후다닥 마친다. 그리고 10시부터 4시까지가 ‘내 작업 시간’이다.

그 안에서도 중간에 수유를 하거나 점심을 챙겨야 하기에 완벽하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아니지만, 그마저도 나만의 리듬으로 받아들이려 한다. 유연하게, 그러나 꾸준히 시간을 쌓아가는 것. 그것이 지금 내게 주어진 환경 속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싶다.




홈공방은 내게 단순한 일이 아니라, 다시 ‘나답게’ 살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무기력과 자책 속에서 점점 작아지던 내가, 다시 설레는 꿈을 꾸고 작은 성취를 맛보고 있다.

아직 갈 길은 멀고, 때로는 불안도 크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확신한다. “홈공방을 시작하길 정말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