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갤럭시워치6를 구매했다. 이로써 갤럭시23, 갤럭시탭S8과 함께 완벽한 갤럭시 모바일 생태계로 들어오게 되었다. 이러려고 삼성으로 이직한 건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굉장히 애사심 강한 사람이 되었다. 전 직장 LG사람들이 보면 큰 그림 그렸다고 놀리려나..!
이제는 익숙하게 '세계관'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내 기억으로 이 단어를 처음 접한 건 한참 마블 시리즈가 유행할 때였다. 그 이후 SM에서도 무리수긴 하지만 EXO나 에스파에 세계관 컨셉을 적용했고 최근에는 듄 세계관도 많은 관심을 얻고 있다.
왜 사람들은 세계관에 열광할까? 바로 세계관 속 개체들 간 유기성에서 나오는 제3의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마블과 듄 세계관은 흥하고 SM이 만든 세계관은 슬쩍 다음 앨범부터 사라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단순히 각 개체에 부여하는 의미도 중요하지만(EXO의 경우, 멤버별 초능력이 있었다) 캡틴 아메리카와 윈터 솔저 간 엇갈린 우정이 결국 과몰입을 유발한다.
이런 추상적 세계관도 있지만 물리적으로 우리와 아주 밀접하게 존재하는 세계관도 있다. 바로 전자기기 세계관! 다른 이름으로 '생태계'다✨️ 보통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생태계는 나뉜다. 아이폰이냐, 갤럭시냐.
만약 내가 아이폰 유저였다면 아이패드와 애플워치를 구매했을 것이다. 하지만 갤럭시탭과 갤럭시워치를 산 이유는 갤럭시 스마트폰을 필두로 한 생태계 속에서 더 편리한 기기 연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으로 보던 화면을 태블릿에서도 그대로 볼 수 있고 그 와중에 워치로 알림을 받을 수 있다. 이제 이런 사용씬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하다. 즉 추상적 세계관과 동일하게 기기 간 Seamless 한 연결 경험이 소비자를 생태계 속으로 강력하게 Lock-in 한다.
하지만 재밌게도 나의 무선 이어폰은 에어팟이고 노트북은 gram이다. 왜 이 두 기기는 다른 브랜드일까?
현재로선 무선 이어폰은 음악 재생을 제외한 연결을 통한 확실한 Benefit을 주지 못한다. 버즈든, 에어팟이든, 블루투스만 되면 음악 감상에 아무 문제가 없다. 뭐 훗날 이어폰에서 듣다가 휴대폰으로 쏴서 스피커로 빵빵! 틀 수 있으면 모를까. 아쉽게도 아직 우리 회사는 애플만큼의 브랜드 충성도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개인의 선호가 더 크게 작용할 듯하다. 물론 나도 그래서 에어팟을 샀다.
노트북은 얘기가 다르다. 노트북은 구매한 지 4년 정도 되었기도 하고 그 당시는 이렇게 기기 간 연결이 대두되지 않았다. 요즘은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드래그 앤 드롭으로 갤럭시북에 사진 전송도 가능하고 갤럭시 탭을 세컨드 스크린으로 사용할 수 있다. WOW. 이렇다면 이 노트북이 고장 난 다면 난 아마 갤럭시북을 사지 않을까?
구엘현삼. 엘지전자에서 5년 11개월, 삼성전자에서 9개월. 정말 두 회사 모두 임직원에게 매년 '연결성'을 강조한다. LG는 ThinQ, 삼성은 Smart Things.
하지만 단순 연결만 강조하다간 무선 이어폰 꼴이 날 것이다. 냉장고-TV-세탁기, 이렇게 연결해서.. 그래서 뭐요? 소비자를 확실히 묶어둘 수 있는 강력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각 브랜드 가전끼리만 통하는 무언가! 그게 무엇이 될지는 내가 앞으로 회사에서 고민해 나가야겠지. 즐거운 여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