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의료비, 국가에서 지원해야
어젯밤 방영된 sbs 드라마 '닥터스' 남궁민 때문에 눈물 흘리신 분들 많으시죠.
오늘 방영분을 간략히 요약하자면, 소아암을 앓고 있는 두 자녀를 위해 '싱글파' 남궁민은 발레파킹, 대리운전 등을 하면서 열심히 벌고 있지만 엄청난 액수의 수술, 입원비로 인한 빚 때문에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국민기초생활수급자라도 되면 의료비 수급을 받을 수 있으니 국가(드라마 속에선 보험공단이라고 표현되더군요) 외부 펀딩 등 조금의 도움이라도 받을 수 있을 텐데 그마저 신청자격이 안돼 낙담하는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드라마 속 남궁민은 왜 수급자가 될 수 없을까?
드라마를 보면서 '남궁민은 왜 수급자가 될 수 없는가' 안타까워하는 분 많이 계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남궁민은 정규직은 아니지만 소득이 있고, 젊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수급자가 될 수 없습니다.
물론 자신이 아이들 병간호 때문에 소득 행위를 할 수 없으며, 집도 없고 숨겨진 재산도 없고, 그들을 도와줄 부양의무자(늘 여기서 탈락되곤 합니다만)가 없다는 게 '서류상'으로 확인이 되면 어렵사리 수급자가 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알바로 버는 액수가 수급비를 상회하기 때문에 신청할 자격이 없거나, 주변 누군가(부양의무자라고 하죠)의 재산으로 인해 신청할 수 없었거나, 둘 중 하나일 겁니다.
어렵사리 수급자가 됐다고 칩시다. 그럼 남궁민의 아이들은 살 수 있을까요.
생존의 가능성이 조금은 높아질 것입니다.
의료수급자가 되면 암 치료비와 검사 등 의료비, 약제비 등 백혈병의 경우 연 최대 3천만 원, 기타 암의 경우 연간 최대 2천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금액 이상 초과되거나 비급여 대상 약제는 본인 부담입니다.
병원에 입원해보시거나 가족을 둔 분은 아실 겁니다. 중증일수록 비급여는 왜 그리 많은지, 그 액수는 왜 그리 비싼지.
정리하자면 남궁민이 수급자가 (재청구한다 하더라도 될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된다 하더라도 선의의 독지가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끝까지 치료받긴 어려울 테고, 자살해 아이들을 고아로 만들어 치료받게 하겠다는 마지막 기대도 원대로 이뤄지지 않을 겁니다. 아이들은 당장 그 병원에서 쫓겨날 거고요.
엄청난 빚에 허덕이면서 아이 병원비도 내기 힘들어 죽음 목전으로까지 내몰렸건만 이들은 왜 수급자조차 될 수 없었을까요?
(드라마에서처럼) 비운의 주인공이 돼 눈물 팔이 신파의 주인공조차 안되면 모든 걸 체념하고 죽음의 문으로 걸어가야 하는 이 사회 구조가 합당한 걸까요?
드라마 속 현장을 실제로 가장 많이 목격하는 직업군을 꼽으라면 사회복지사일 겁니다. 이런 극단적 비극을 얼마나 많이 목격했겠습니까. 이들이 모여 만든 시민단체 '세상을바꾸는사회복지사'에서는 어린이 병원비를 국가에서 지원하라는 요구를 몇 년째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현실에 맞지 않는 기초법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이들 중 하나인 장애계에서는 기초법상 부양의무자 폐지 등을 요구하면서 오늘도 광화문역 지하 농성장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현실은 드라마보다 훨씬 잔혹하고 냉정합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남궁민 때문에 슬퍼하고 눈물 흘리신 분 계시다면 현실에서 함께 동참해주셨으면 합니다.
제2의 남궁민을 만들지 않기 위해 '어린이 병원비 국가지원'에 관심 가져 주시고, 기초법상 부양의무자 제도 폐지 등 기초법 개정운동에 동참해주셨으면 합니다.
'제2의 남궁민 가족'이 없는 세상서 살고 싶습니다.
세상을바꾸는사회복지사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www.sebasa.org/?cat=25
기초법상 부양의무자 폐지 등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www.sadd.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