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점의 장점화
자타공인 동안.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안을 부러워한다. 동안이라는 점은 연예계나 인플루언서 세계에선 세일즈 포인트가 되곤 한다.
하지만 영업 등 전문성을 요하는 직업을 가진 자에겐 동안이 페널티다. 어린 사람의 역량을 존중하지 않는 인간 사회에서 동안은 초면에 무시당하는 제1의 이유가 되곤 한다. 어쩔 수 없는 본성이다.
30대 초중반. 나도 어느덧 눈가에는 주름이 생기고 소화 기능도 예전만 못한데, 동안 얼굴은 그대로다. 예쁘고 안 예쁘고는 별개다. 대학생처럼 보이지만, 회사를 다니니 이제 막 입사한 신입으로 보곤 한다.
종종 얕잡아 대하는 사람을 경험하는 이유다. 본인의 경력을 내세우며 '넌 이런 것도 모르지' 하는 태도를 기반으로 한 언행들. 동안은 강약약강인 사람을 쉽게 구분할 수 있다는 인생에 그다지 필요해 보이지 않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경험들이 싫어서 20대 때는 빨리 앞에 3자를 달고 싶었다. 그래도 서른이 넘었다고 하면 다들 "오 경력이 꽤 되시네요"라며 태도가 조금은 바뀐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그런 사람들에게 일일이 당장 나를 증명하려는 것보다 중요한 건 '그러려니' 하는 마음가짐이라는 것을. 잠시 기분은 나쁘겠지만, 신입 대하듯 하는 그들은 본인의 자랑을 늘어놓다가 점점 기분이 좋아지면 본인 노하우를 알려주기도 한다. 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니 말이다.
내 특징을 단점이 아닌 장점화하는 것. 그건 내 자신의 마음가짐과 태도가 만든다. 알면서도 참 행하기 쉽지 않은 열반의 경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