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그럼 브런치나 먹을까?"
오전 10시에 만나 하루를 조금 빠르게 시작한다.
12시쯤이면 다시 커피를 마시러 이동하고,
또 그렇게 몇 시간이나 이야기를 더 나눈다.
이상하게도 브런치 메뉴는 대부분 양식이다.
샌드위치, 베이커리, 스프나 파스타, 가끔은 피자.
메뉴가 한정적인 것이 아쉽긴 하지만,
브런치는 메뉴보다 누구와 먹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브런치는 한 끼 제대로 먹자가 아닌,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나만의 플러팅이다.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서로의 삶을 공감하고, 이야기한다.
먹을 수 없는 브런치스토리도
내게는 비슷한 공간과 함께하는 시간이다.
도파민 터지는 숏폼을 초점 없는 눈으로 넘기던 내게,
고요함이 어색해 뭔가라도 틀어두던 내게
다른 메뉴를 제시해 줬다.
도파민도 요약도 없이 오롯이 글을 읽고 생각하게 된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의 삶을
조심스레 들여다보며 응원하고, 웃고, 감탄하기도 한다.
그에 비하면 내 브런치 스토리는
뭔가를 하지 않으면 불안한 사람의 기록임을 고백한다.
너무나 평범한 하루라 누군가에게는 시시할 수도 있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절실한,
평범하리만큼 평범한 하루.
내 하루는 일기장에 써야겠지만,
지금의 나에게 꾸준히 쓸 수 있는 건 이런 기록뿐이다.
마치 차린 건 없지만
이런 소소한 브런치라도 함께 할래?라고 묻는 나의 작은 플러팅.
그게 어느덧 30회 차가 넘어갔고,
브런치북으로는 30회 차 이상으로 쓸 수 없다는 것을
31번째 글로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되었다.
늘 같은 메뉴를 제공하는 이 공간이
혹시 지겨워지면 어쩌지 하는 고민이었다.
아무도 찾아주지 않아도
글을 남기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던 내가,
이제는 한 명 정도는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길 바라게 되었다.
그래서 메뉴의 다양성을 위해
가끔은 내가 먹고사는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이 공간에서 음식은 나눌 수 없지만,
추억이나 생각은 함께 나눌 수 있으니까.
이번 플러팅은, 성공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