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디자이너의 이어폰 이야기는 인이어 모니터계의 우성 유전자
나는 가끔 지인들에게 묻는다. 자타공인 우월한 유전자를 가진 가문들에서 배출되는 인재들을 만나면 어떤 마음이 드냐고 말이다. 제품 리뷰를 하다 보면 이런 인재들을 간혹 만나게 되는데, 이번 제품이 그렇다. 64 Audio Nio. 느껴지실까요? 나의 기대감과 특별함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자, 이제 인트로를 접고 냉정한 정신으로 사운드 리뷰 정리를 시작해본다.
64 Audio Nio가 가진 저음역대의 탄탄함과 당당함 그리고 잘 정돈된 자신감에 일단 부라보를 한껏 외친다. 저음의 무게감과 파워를 다 담아내고도 리듬과 펄스에 기름을 붓는 제품이다. 과한 부스트로 인해 muddy 해지지 않으면서도 공간을 형성하는 서브 하모닉스와 소리의 잔향들을 필요한 만큼 모두 품고 있다. 펀치력(타격감)도 좋고, 탄력성도 좋다. 어떤 장르의 음악이든지 저음역대가 한몫하는 음악들을 죄다 모아 들어보는 시도도 좋을 듯하다. Nio의 저음 실력을 체험하고 격한 인정을 안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Nio의 자신감은 저음역대로 시작되며, 그 자신감의 근거는 매우 탄탄하다. 저음역대가 이토록 좋은 제품들의 공통된 특징을 들자면, 중음역대를 더욱 빛나게 하는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것이다. Nio의 중음역대는 음악 중 등장 악기들의 낱개 포장에서 그 뛰어남을 알 수 있다. 각 악기들의 고유성을 전해주는 가령 다소 과장하면 포먼트와 같은 요소들을 소중하게 낱개 포장해서 한 올 한 올 모든 선율의 독립성을 유지시켜 주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도 그 선율들이 교차하여 멋진 작품의 카펫을 완성하듯 상호 훌륭한 조화력 또한 갖추었다. 명료한 선율들의 움직임은 따뜻함 속에서도 밝은 느낌을 엮어낸다. 중음대역만 떼어내어 음악을 들어보고 싶을 정도이다.
그렇다면 고음역대는 어떨까? 64 Audio Nio의 고음역대는 한껏 교만을 부린다고나 할까. 하지만 그 교만은 거침없이 질주해도 될 능력자의 근거 있는 자신감이라고 하겠다. 고음을 발하는 현악기와 거침없이 힘찬 관악기가 단 한 발도 물러섬 없이 앞으로 나아오고 또 나아오지만 결코 납작해지는 등의 왜곡의 전조도 없이 변형도 없이 사운드의 본질을 지켜내고, 고음 보컬에서 터져 나오는 치찰음, 타악기가 만들어내는 소리 중 다소 거칠며 러프한 사운드도 단숨에 컨트롤해낸다. 모든 악기의 하모닉스 대역이 높고 넓게 돔 안에서 풍성해지면서 화려함을 뿜어낸다. 하지만 모든 음역대의 개인기가 이렇게 살아 있어 선명해지면 무대는 자연스레 다소 산만해질 수 있다. 그럼 스테이지 연출력을 확인해볼까 한다.
일단은 64 Audio Nio의 음역대에 대한 나만의 표현(자신감, 교만)으로 넘겨짚고 있을지 모를 음색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고 싶다. 놀랍게도 Nio는 따뜻한 심장을 가진 제품이다. 모든 음역대의 높은 해상력과 직진성에도 불구하고 Nio가 품은 공간감이 각각의 개인기를 따스하게 재포장한다. 모든 선율이 디테일한 움직임으로 입체감 있게 공간을 종횡무진 누비지만, Nio는 그 음악에 실린 에너지의 종횡무진을 방해하지 않는 오존층 같은 커다란 막으로 공간을 형성해서 그 안에 큰 자유를 허용한다. 그 공간은 온화하고 자유롭다. 그래서 어떤 장르의 음악이든 모두 자유를 누린다. 모든 음악을 위해 모든 것이 기꺼이 되어 주는 자애로움이랄까 그런 능력을 가진 Nio이다. 이 공간의 온도가 주는 편안함은 장시간 음악을 들어도 피로하지 않게 해 주고, 음악으로 힐링과 위안을 얻게 해주는 큰 요소로 작용한다. 또한 이 공간 덕에 모든 음악은 입체적으로 움직이며 무대에 묶이지 않고 공간을 누리며, 스테이지는 더욱 넓고 높게 뻗어간다. 공간을 품은 Nio 안으로 입장하게 되는 모든 선율은, 윤기와 색채를 잘 차려입고 나타나서는 개방적이면서도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춤을 춘다. 그리고 그 선율들이 뿜어내는 열기 열정은 공간의 온도를 높이며 음악을 더욱 온기 있고 에너지 넘치게 감동을 배가 시킨다. 참 오랜만에 칭찬으로 일색 하게 되는 이 반함을... 니는 주체하기 힘들다. 로봇을 써서라도 ‘좋아요’ 버튼을 무한히 누를 수만 있다면, 64 Audio Nio를 장착하는 순간부터 벗을 때까지 계속 누름 상태이지 않을까 싶다.
사실 여기까지만 해도 64 Audio Nio는 충분한 고득점이지만 가산점을 또 주지 않을 수 없는, ”+α” 기능을 언급해야겠다. Apex(Air Pressure Exchange) 모듈에 대한 것이다. 처음 박스를 오픈하고 눈에 들어온 부분이라 눈치를 채지 못했다고 하면 거짓이지만, 벤트 기능을 하는 모듈이다. Apex는 -10db/mX 모듈, -15dB/m15 모듈, -20dB/m20 모듈을 포함한다. 선입견을 가지지 않으려 한 의도대로 정말 의도 없이 모듈을 바꾸어 가며 기술이 아닌 음악을 들어 보았다. 그리고 느낀 것은 64 Audio가 Nio를 통해 3개의 선택지를 고객에게 맡겨준 것은, Nio의 음악공간의 확대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나의 주관적 해석을 하게 한다. 각 모듈이 만들어 주는 음악은, 3개로 분리된 접시에 3가지 맛의 소스를 나누어 주고, 취향대로 음식을 즐겨먹으라는 셰프의 배려와 같다. 모듈을 바꾸어 가며 같은 음악을 들으면, 음악의 무게감의 변화, 공간의 변화, 드러나는 악기들의 변화, 고객의 특정 취향에서 잠시 벗어나 그 음악에 더욱 잘 어울리는 모듈을 찾는 재미로 인해 새로운 희열에 젖는다. 디자인이 마음에 들면 색깔별로 옷을 구매하는 마음처럼, 한 음악을 깔 별로 들어보는 즐거움이 궁금하지 않은가? 64 Audio Nio의 특별한 배려는 고객에게 이러한 행복을 서비스해 준다.
COVID-19 극복을 응원하는 모 광고 카피에 ‘처음으로 여행이 우리를 떠났다’는 문구가 떠오른다. 하지만 지금이기에 더 많은 시간을 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여행이 있지 않은가. 물론 여행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굳이 비유를 들자면 매번 공수가 드는 여행과 달리, 단 한 번의 구매로 평생 자유 이용이 장점 아닐까. Nio를 타고 1등석 서비스를 받으며 모든 문화를 즐겨도 됩니다. 누려도 됩니다. 당신은 충분히 그래도 되는 가치 있는 존재임을 64 Audio Nio가 귓가에 항상 들려줄 것이다. Nio로 즐기는 여행... 나는 올해 이 여행을 시작할 것이다.
https://www.64audio.com/products/n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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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중 이미지는 제조사 상품 페이지와 본 글의 기고 매거진에서 발췌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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