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고백
2025.10.1.
딸이 출장을 간 날
손녀의 학원 하교를 맡게 되었다.
내가 갈 때까지 학원에서 기다리라고 다짐을 주었다.
사위가 지나다가 손녀와 하는 이런 얘기를 듣고는
재택근무를 신청하겠다고 한다.
손녀와 나는 깜짝 놀라 손사래를 쳤다.
우리 둘만의 밀월이 물거품이 될까 은근 걱정했다.
딸이 손녀 하교 시간 전에 출장에서 돌아왔다.
손녀와 할머니의 밀월을 즐기라고 하였다.
나는 일찌감치 손녀 학원으로 향했다.
초등 3학년 손녀는 할머니한테 어떤 밀당을 할까.
학원에서 나와 함께 간 곳은 종합 문구점이었다.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손녀한테 슬쩍 물었다.
“우리가 여기에 왜 왔지.”
“할머니가 마음에 드는 것 사 주신다 했잖아요.”
“그래, 하고 싶은 것 다 골라.”
어린 마음에도 몇 개 고르더니
이렇게 많이 사도 되냐고 묻는다.
나온 김에 딸까지 불러 저녁까지 내가 샀다.
손녀가 하는 말
수원 할머니와, 마산 할머니의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다 재미있고 예쁘시다는 점.
두 분이 다 자기를 좋아하신다는 점
사고 싶은 것 다 사 주신다는 점.
손녀한테 흐뭇한 칭찬 한껏 들었다.
손녀의 맑은 눈빛 속에
두 할머니의 마음이 비친 날.
사랑은 닮아가고,
기쁨은 겹겹이 쌓인다.
작은 손에 쥔 선물보다
더 큰 선물은
서로를 향한 따뜻한 마음.
오늘의 저녁은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흐뭇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