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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찾는 마음 May 23. 2023

토익 준비는 정말 스킬만 알면 충분한가?


출처 : Islandworks from Pixabay



토익을 45회 만점을 받은 이후 토익 시험을 잘 치지는 않는다. 시험 당일 컨디션이 많이 나쁘지 않다면 만점을 받는 것이 보통이라 더 이상 상 만점을 받는 것은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여겨 저서이다. 여태껏 시험 친 경우의 90% 이상이 만점이고 나머지도 대부분은 985점(5점 감점) 정도이다. 

그런데 10년 정도 토익을 가르쳐온 전문가 입장에서 말하자면 토익에 대해서 학생들이 오해하는 점이 많은 것 같아 오해를 풀고자 한다.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학생들이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는 모습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많은 광고에서 토익은 스킬이라 이야기하고 대다수의 토익 학원에서도 스킬을 가르치는 것이 수업의 거의 전부인 경우가 많다. 토익 시장만큼 마케팅이 발달한 영어시장은 없으리라 생각될 만큼 토익 광고가 융단 폭격을 한다. 그들은 토익은 스킬이고 한 달이면 준비가 끝날 것처럼 광고한다.

그러나 한 달 만에 토익 준비가 끝난다는 건 이미 독해를 잘하고 영어 실력이 있는 수험생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다. 시험 포맷에 적응만 하면 되는 사람들이니 사실 그런 사람들은 준비하는데 한 달도 필요 없다. 이런 학생들은 시험 준비를 전혀 안 하고 토익을 쳐도 750점 이상 나온다. 그러나 슬프게도 현실은 대다수의 학생은 그런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물론 그런 학생들도 900점 이상 고득점을 받으려면 한 달 이상 걸릴 수도 있다. 

사실 토익은 반복되는 문법 문제 유형이 있으므로 스킬이 적용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대다수 토익 학원이 말해주지 않는 진실은 스킬이 적용될 수 있는 문법 문제의 수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이다. RC(Reading Comprehension)는 실제  거의 독해 능력이 좌우하며 LC(Listening Comprehension)는 청취능력이 좌우한다. 

토익 RC part5는 30문제가 출제되며 이 중 대략 절반인 15문제 정도가 문법 문제이고 나머지 절반이 어휘 문제이다. 어휘 문제는 실제로 독해를 하고 어휘를 알아야 풀 수 있으므로 스킬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 나머지 약 15문제의 문법 문제에서도 해석 없이 순수 스킬만으로 문제를 풀 수 있는 경우는 절반도 안된다. 

많이 쳐 줘야 7~8문제이다. part6는 지문을 하나 주고 거기에 4개의 문제가 달린다. 이런 지문이 4개 나오므로 part6에는 16문제가 배당되어 있다. part6는 독해적인 요소가 강하므로 문법 문제도 지문의 내용을 알아야 푸는 문제가 대부분이다. 여기에서 스킬로 풀 수 있는 문법 문제는 거의 출제되지 않는다. 많이 쳐 줘야 2~3문제 정도다.  

part7은 순수 독해 파트라 문법 문제가 출제되지 않는다. 결국 RC 100문제 중 스킬로 풀 수 있는 문제는 9~11문제 정도다. 나머지는 모두 독해가 필요하다고 보면 된다. 

10% 정도의 스킬 문제를 가지고 토익의 전부인양 광고하는 건 분명 문제가 있다. 더구나 그 10%도 극도로 과대평가한 것이다. 실제 학생들은 시험에서 배운 스킬 문제가 4~5문제 정도 나오면 엄청 스킬 문제가 많이 나오는 것처럼 여겨질 것이다. 착시 현상이다. 

LC도 마찬가지다. 여러 가지 스킬이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은 그나마 part2 정도이다. part2에서도 스킬로 풀 수 있는 문제는 상당히 한정적이다.

그러면 토익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실제 독해능력과 청취능력을 길러야 한다. 본인이 노력하면 단시간에도 꽤 많은 능력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 어느 정도 독해가 되어 지문의 70% 정도만 이해해도 700점은 넘는다. 700점 넘는 데 스킬이 별로 필요하지 않다.

토익 어휘를 익히는 것은 기본이다. 그리고 독해에 필요한 구조적인 문법을 익혀야 한다. 구조를 정확히 이해 못 한 채 단어 뜻을 조합하여하는 해석으로는 원하는 점수를 받기 힘들 것이다. 독해가 되면 점수는 나온다. 

토익 문법 수업은 독해를 하게 만드는 수업이 주가 되어야지, 문법 문제를 푸는 스킬 수업이 주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 식으로는 원하는 점수도 얻을 수 없다. 그래서 토익 학원을 장기간 다니고도 점수가 오르지 않고, 원하는 점수를 따고도 좀 지나면 그동안 공부했던 것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스킬만을 배워서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간파한 나는 학생들이 당황해도 스킬부터 가르치지 않고 관사부터 시작하여 독해에 필요한 기본 문법을 다 가르치며 스킬을 그 위에 얹어준다. 그렇게 하니 일반 토익 학원처럼 모 아니면 도식으로 일부 학생만 점수가 오르는 것이 아니라 골고루 학생 모두 점수가 올랐다. 

겨울방학 토익 점수 통계를 낸 적이 있는데 53명 정원 중에 2달 과정을 마치고 마지막 모의 토익 시험에서 23명이 토익 점수가 200점 이상 올랐다. 그중 5명은 300점 이상 올랐다. 마지막 모의토익을 안친 학생들의 수를 감안하면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은 웬만하면 200점 이상 점수가 오른 것이다. 

토익 출제 기관인 ETS의 문제로 모의토익을 치니 실제 시험장에서 받는 점수와 비슷했다. 결국 토익은 얄팍한 스킬이 아니라 독해 실력을 길러야 점수로 이어진다.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길이 가장 빠르다.

그리고 나에게 배운 학생들은 실제 영어실력이 향상되어 나중에 공무원 시험으로 전향하는 경우도 봤다. 9급 공무원 시험은 영어가 어려워서 당략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그만큼 영어에 자신이 생겼다는 얘기다. 

LC도 기본적으로는 스킬보다 들릴 때까지 반복해서 듣는 식으로 청취력을 올려야 한다. LC 공부 방법은 다음 기회에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겠다. 

토익 점수가 필요한 학생들은 점수가 가장 중요하니 점수를 올려주는 편법이 있다면 무엇이라도 배우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만만치 않다. 터무니없는 과장 광고에 현혹되느니 기왕 공부하는 것, 제대로 해서 점수도 올리고 영어 실력도 끌어올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 땀 흘리는 모든 수험생들에게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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