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깃털 수집

어느 전업부부의 시

처의 시 그리고 나의

by 류하해
캡처 사진 양작가님(처)

오랜만에 처가 시를 썼길래

나에게 한번 보내라 했네

문자로 보내기가 안된다 해서

그럼 그럼 사진캡처 보내라 했네


우리처는 내 짝지는 전업주부지

내가 내가 데려와서 만들었다네


우리 나란 손실을 너무 많이 봐

대학 나온 사람들을 많이 놀리고

결혼하라 아 나으라 시끄럽게 노래하는데

무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알려주지 않고

무조건 옛날 처럼 하면 된다고 하네

지원 없이 열정으로 꿈을 갖고 하라고 하네


우리처도 나름대로 꿈이 있었겠지

나만 나서 애 낳아서 하고 싶은 거 못해버렸네

미안하네 미안하네 내가 그렇게 만든 것 같아 미안하네


지금은 빨리빨리 베끼면 되는 시절 아니라

남의 꺼 그대로 베끼면 오래 못 가네

무얼 해야 할지 찾지 못해 더 힘이 드는데

많은 사람들 꾹 참고서 살고 있는데

지금 나라는 지원도 없고

도움 줘도 큰 도움은 되지 못하고

그런 나라도 요즘은 사라져 가네


사진에 대해서 말하려 하다

삼천포로 빠져서 미안합니다


내가 요즘 시를 써 브런치에 올리자

아내도 글을 쓰고 싶은지

아침에 일어나 몰래 썼다네

제목이 참 좋다 시인데

이름 나빠 고민만 쌓여가다가

네가 그만 이렇게 제목 붙였네


너만 빼고(남의 편)


아내는 제목이 마음에 드는지

큭큭큭 큭큭큭

웃어버렸네

농담을 진담으로 받아들이니

나는 더 미안하더라...


나는 나는 더 많이 미안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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