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 7년, 세 가지 세상에서 배운 것들

내가 사회공헌을 포기하지 않은 이유

by 밀도

누군가 나에게 직업을 물었을 때,


"기업에서 사회공헌 업무를 합니다"라고 답하면 돌아오는 반응은 대개 비슷했다.


"좋은 일 하시네요." "마음이 따뜻하시겠어요." "그게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죠?"


처음에는 사회공헌의 정의부터 현재 하고 있는 사업까지 장황하게 늘어놓았지만, 설명을 듣는 이에겐 그저 너더분한 이야기로 보일 뿐이었다. 그래서 요즘엔 단순히 "기업이 번 돈을 사회에 가치 있게 환원하는 일을 한다"라고 설명하곤 한다.


사람들에게 사회공헌은 흔히 '착하고 따뜻한 일'로만 비치지만, 지난 7년간 내가 마주한 민낯은 그리 아름다운 드라마만은 아니었다.


중간지원조직에서는 수만 장의 사업계획서 사이에서 '공정함'과 '효율'을 저울질하며 숫자와 싸웠고, 국제 NGO 현장에서는 책상 위에서 완벽했던 기획이 현실의 벽에 부딪혀 무너지는 소리를 들으며 남몰래 울기도 했다. 그리고 기업재단에 몸담은 지금은, 사회적 가치가 어떻게 기업의 전략이 되고 지속 가능한 임팩트로 남을 수 있을지를 치열하게 증명해내고 있다.


세 번의 조직을 거치며 명함의 로고와 직책은 계속 바뀌었지만,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은 질문이 하나 있다.

"내가 하는 일이 정말 세상을 바꾸고 있을까? 아니면 그저 나의 자기만족인가?"


이 질문은 때로 번아웃이 되어 나를 덮쳤고, 가끔은 "좋은 일 하는데 왜 이렇게 힘들까"라는 자괴감으로 남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길을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명확하다. 현장에서 만난 누군가의 삶이 아주 조금이라도 단단해지는 그 '찰나의 진심'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그 7년 동안 내가 사회복지와 사회공헌 현장에서 깨지고 배우며 채운 오답 노트이자 성장 기록이다.


사업계획서 한 줄에 골머리를 앓는 누군가에게는 실질적인 팁을, 기업과 NGO 사이에서 길을 잃은 실무자에게는 공감의 언어를, 그리고 이 길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사회공헌의 현실적인 무게감을 전하고 싶다.


나의 7년이 누군가에게는 시행착오를 줄여줄 '브릿지(Bridge)'가 되길 바라며, 첫 번째 기록을 시작한다.


* 사생활 보호와 직업적 윤리를 위해 구체적인 근무지 언급은 지양하며, 일부 내용은 재구성하여 기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