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이야기
최근 요르단 원정 경기 이후 인터뷰에서 홍명보 감독에 대한 김민재와 조현우의 발언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두 선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수단 분위기가 좋다고 말하며 홍 감독에 대한 신뢰를 표명했고, 유튜버들을 저격하는(?) 형식의 발언까지 덧붙였다.
필자는 이 부분에 대해 부정적이며 선수들에게 실망까지 했다. 물론, 선수들이 감독을 대놓고 비판할 수 없는 것은 확실하지만, 적어도 관련된 발언은 노코멘트가 맞지 않았나 싶다.
전강위원들이 정해성 위원장의 사임 이후 이임생 이사에게 권한을 넘긴 것은 단순히 '후보자를 면접하고 위원회를 진행'하는 것에 대한 동의일 뿐, '감독 선임 완료'에 대한 동의가 아니었다. 그러나 이임생 이사는 위원들과의 논의 없이 홍 감독 선임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홍 감독은 당시 소속팀 울산 팬들을 기만하며 자신의 감독직 명예 회복만을 위해 K리그 시즌 중 국가대표 감독직을 수락했다. (불과 선임 일주일 전 자신은 안 한다고 기자회견에서 화를 내며 발표했던 사람이다.)*
또한, 외국인 감독 후보들 중 바그너와 포옛이 최종 후보로 경쟁 중이었고 이임생 이사가 이 둘을 만나 면접까지 본 상황이었다. (축구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바그너는 홍명보와 동표를 받아 공동 1위였으나, 선임 발표 기자회견에서는 홍명보가 단독 1순위라고 팬들에게 거짓말을 했다.)
바그너와 포옛은 면접 시 자신의 능력을 정량적 수치와 자료로 어필했고, 모든 협상 조건을 수락한 상태였다. 특히 바그너는 50장 이상의 PPT 자료를 제출했다고 한다.
반면, 홍감독은 이러한 과정이 전혀 없었고, 정관상 권한이 없는 이임생 이사가 최영일 부회장과 함께 감독직을 맡아달라고 '읍소'한 사실이 국회 현안 질의 이후 밝혀졌다. 이임생 이사는 선임 발표 시와 국회에서도 단독으로 갔다고 주장했으나, KBS 기자의 취재 결과 최영일 부회장도 함께 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국회에서 위증을 한 행위로 볼 수 있다.
감독 선임을 위한 전력강화위원회에 소속되었던 박주호는 전강위 내부의 일들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폭로한 바 있다. 심지어 박주호는 이 영상 촬영 중간에 홍명보 감독이 선임된 것을 처음 알았고, 어떤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는 것을 밝혔다. 이어 이영표는 '축구인들의 행정력 수준을 알았다'며 '축구인들은 행정에서 사라져야 한다'라는 과격한 발언을 통해 회의감과 실망감을 드러냈다.
박지성 또한 이례적으로, 그리고 직접적으로 이러한 불공정을 지적했다. “프로에서 결과가 과정을 뒤집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으나 이번만큼은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다,"라며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특히, 박지성은 평소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거나 매우 조심스럽게 발언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는 "거취에 대해서는 홍명보 감독과 정몽규 회장이 정해야 할 것"이라고 발언하며, 이번 사안의 중대성을 강조했다.
홍명보 감독의 경기 승리 후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감독을 믿는다'며 분위기가 좋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상 협회가 여론을 잠재우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선수들의 입장이 그들에게는 어쩔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지금 상황에서는 실망스럽다.
팬들은 협회가 공정하고 투명해지고 일을 더 잘하여, 더 나은 지도자 밑에서 더 나은 훈련 세션과 플랜, 그리고 환경을 선수들에게 제공해 좋은 경기력과 결과를 가져오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팬들의 목소리는 허공에 떠도는 메아리가 되어버린 것처럼 보인다.
협회의 의도로 형성된 감독을 옹호하는 기류는 일부 팬들 사이에서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로 인해 정당성이 없는 감독인 홍명보를 기다려주자는 의견이 조금씩 생기고 있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
만약 홍 감독이 성과를 낸다면, 이는 '불공정한 방식의 선임을 해도 괜찮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 될 것이고,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우리 축구는 그 긴 시간을 소모해 버린 것이 될 것이다.
우리 축구의 발전을 위해서는 축구국가대표출신 선수들이 행정과 지도자커리어를 걸었던 작심 발언들이 무력화되지 않고, 공정한 절차와 투명한 운영을 통해 감독이 다시 선임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4선을 하려는 정몽규 회장은 이제 협회장을 내려놓아야 할 때다. 그의 장기 집권은 독재자와 다를 바 없으며, 이는 협회의 건강한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더불어, 협회 내부에서 기득권을 가진 스타플레이어 출신 축구인들은 카르텔을 형성하기보다는 열린 마인드로 유럽 축구의 시스템을 배우고, 외국인 감독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를 지양해야 한다. 이른바 '신토불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만 우리 축구는 진정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앞으로의 축구계는 더 이상 과거의 방식에 얽매이지 말고, 새로운 시각과 접근 방식을 통해 성장해야 한다. 팬들과의 신뢰를 회복하고, 투명한 운영을 통해 축구의 미래를 밝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때다.
마지막으로, 축구 팬인 우리들은 홍명보 감독의 선임 과정을 돌아보며, 축구 협회의 선수들과 기자들을 동원한 여론전에 휩쓸리지 않고 한국 축구에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것에 대해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공정한 절차와 투명한 운영을 협회와 축구계에 요구하며, 우리 축구의 발전을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 축구 팬들의 관심과 열정이야말로 한국 축구의 미래를 밝힐 수 있는 힘이다.
(우리가 언제부터 요르단한테 벌벌 떨었다고 요르단 한번 이긴 거 가지고 기세등등한 기사들이 쏟아지네 축구기자들도 썩어 문들어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