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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안경

by 지세훈 변호사

안경을 쓰는 사람에게 있어, 세상을 선명하게 보기 위해선 그 안경이 온전해야 한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안경이 깨져버린다면, 그 순간부터 세상은 완전히 달라져 보인다. 작은 금 하나가 안경을 타고 번지면서, 더 이상 세상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 모든 것이 흐릿하고, 왜곡되어 보인다. 그 작은 금은 마치 시야를 가로막는 벽처럼 나와 세상 사이에 존재하게 된다.


이혼 소송을 진행하는 많은 부부들의 관계도 이 깨진 안경과 같다.


한때 그들은 같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았을 것이다. 서로의 눈을 통해 세상을 더 밝고 선명하게 볼 수 있었고, 함께 바라보는 미래는 분명해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시야는 점차 흐려졌고, 어느 날 충격적인 사건이 그들 사이에 생기며, 그 관계는 마치 안경처럼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혼 소송은 그 깨진 안경을 벗어야 하는 순간이다. 의뢰인들은 그 깨진 안경을 통해 여전히 세상을 보려 하지만, 그 안경은 이제 더 이상 그들에게 명확한 시야를 제공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뒤틀리고, 그들이 보던 세상은 더 이상 동일하지 않다. 그들은 이제 그 안경을 벗고,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변호사로서 나는 그들이 그 깨진 안경을 내려놓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많은 의뢰인들은 여전히 그 금이 간 안경을 통해 세상을 보려고 애쓴다. 그 안경이 한때 그들에게 너무나도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 안경을 통해 그들은 사랑, 신뢰, 그리고 미래에 대한 기대를 바라보았었다. 그러나 이제 그 안경은 더 이상 그들에게 명확한 시야를 제공할 수 없다. 그들은 그 안경을 통해 더 이상 미래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안경이 깨졌을 때 우리는 당황하고 불편함을 느낀다. 그 안경을 통해 보던 세상이 더 이상 선명하지 않다는 사실이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이혼 소송을 겪는 의뢰인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그들이 한때 서로와 공유했던 세상이 이제는 더 이상 자신들에게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 관계는 깨졌고, 그 안경은 더 이상 그들을 도와줄 수 없다.


이혼 소송은 그들이 그 깨진 안경을 벗고, 새로운 시각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다. 그 안경을 통해 보이는 모든 것이 뒤틀리고 불완전해졌다는 것을 받아들이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들은 여전히 그 안경을 쓰고, 그것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길 바란다. 그러나 그 안경은 이미 금이 가버렸고, 그 금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나는 그들에게 말한다. "깨진 안경을 통해 세상을 보려고 애쓰지 마세요.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시각입니다." 그들이 그 안경을 벗으면, 비로소 그들은 더 이상 왜곡된 시야에 얽매이지 않게 될 것이다. 그들은 그 안경을 벗고 나서야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봐야 할 새로운 길을 찾게 될 것이다.


변호사로서의 나의 역할은 그들이 그 깨진 안경을 내려놓고, 새로운 시야로 세상을 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들은 그동안 그 안경에 의존해왔고, 그 안경이 없이는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없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 안경은 이미 금이 갔고, 더 이상 그들에게 선명한 시야를 제공하지 않는다. 그들은 새로운 시각을 받아들이고, 더 이상 그 안경에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


깨진 안경을 벗는 순간, 그들은 비로소 새로운 시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 그 안경은 더 이상 그들을 지탱해주지 않으며,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다. 나는 그들이 그 깨진 안경을 내려놓고, 자신에게 맞는 새로운 안경을 찾을 수 있도록 법적으로, 그리고 감정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이혼 소송은 그들이 더 이상 같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그 안경을 벗으면, 그들은 더 이상 뒤틀린 세상을 보지 않고, 새로운 시각으로 더 나은 미래를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나는 그들이 그 안경을 내려놓는 순간까지, 그들의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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