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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2023

올해의 목표: 착한 척 그만하기


사진첩에 쌓인 수많은 사진과 영상들.


활짝 웃는 얼굴.


술에 취한 얼굴.


미소 짓는 얼굴.


한껏 우는 얼굴.


지키지 못한 수많은 약속들.


다시 보지 못한 수많은 얼굴들.


결국 실망만 남겼나? 그런 것 같네.


그렇게 도망치고 또 도망치다 보니 벌써 한 해의 마지막. 이렇게 어영부영 한 해가 지나감.


비관적인 얘기 하는 거 이제 식상해.


재미없어. 지루해.


좋은 사람인척 하는 거 이제 고루해.


흥미 없어. 그만할래.


비겁하게 살래. 나답게 살래.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고 그냥 그렇게 살아갈래.


같이 밥 먹어줄 친구 없어 화장실에 숨어 도시락 먹던 시절에 비하면 조금 행복해도 되지 않을까?


그래. 행복할만해. 만족 좀 해보자.


자해 좀 그만해. 널 좀 사랑해 줘.


너 몸에 받지도 않는 술 그렇게 퍼마시면 기분이 좀 나아져?


아니,


시끄러운 소음 속에 널 던져 놓으면 행복해져?


아니,


지키지 못할 공수표로 애정을 구걸하고 겁이 나 도망치면 모든 문제가 해결 돼?


아니.


그만 생각하자. 그만 망상하자.


어차피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되어 있어.


일어나지 않을 일은 고민해봤자야.


하루살이와 같은 삶을 한껏 쥐고 뭘 그리 걱정해.


그냥 바람처럼 날자. 오늘은 이곳으로 내일은 저곳으로.


우울한 척 좀 그만해. 병신 같아.


울적한 티 좀 그만 내. 병신 같아.


실패하면 그냥 실패해.


아무도 너에게 신경 쓰지 않아. 그냥 살아.


내일 어떻게 살지 그만 고민하자.


어차피 내일 죽을 수 있잖아.


오늘은 그냥 살자.


그냥 살아. 그래 그냥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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