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진 자리

by 정예은

갈라진 자리


정예은


단단한 것들은

보이지 않는 선을 안고 있다


균열은

파괴가 아니라


빛이 드나들

폭을 여는 일


완전을 향해 조여지던 시간보다

금이 간 채 머물던 날들이


나를

더 오래 붙들었다


깨진 틈으로

공기가 왕복하고


나는 그제야

호흡의 깊이를 안다


갈라진 자리는

무너진 곳이 아니라


빛이

머물다 간 자리


그리고 나는

그 자리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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