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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선우 Jul 26. 2023

링겔 맞고 아이를 견디지만...

육아우울증

  방학이 되니 아이랑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육아우울증이 다시 생겼음을 느꼈다.

  최근 24살의 젊은 교사가 학부모의 폭언에 시달리다 죽었다. 그녀의 일기장의 내용이 현재 내모습과 비슷했다.

  "업무가 버겁고, 무기력하고, 눈물이 난다"

  아이 나이만큼 5년 동안 잠을 제대로 못자서 늘 수면부족이다. 오늘은 감기몸살기운까지 겹쳐서 점심 미팅 취소시키고 링겔을 맞았다. 나름 미술 수업 체험 학습도 하고 아이 친구 엄마랑 함께 시간을 보냈는데도 아이가 내게 몸을 기대고 치대니 자세도 너무 불편하고 먹여 달라고 하고... 애 친구랑 그 엄마 앞에서 내가 계속 "이러면 엄마가 너무 힘들어" 이런 말을 반복해서 하니까 핸드폰 보여주면서 저녁 먹이자고 했다. 뽀로로 보여주면서 먹이니 나도 밥도 먹을 수 있고 조금 나아졌는데...


  분명 가족들에게 육아우울증 다시 심해져서 숨도 안 쉬어지고 매일 죽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호소했는데 가족들은 어쩌면 위로의 말 한 마디도 없고 못들은 척으로 일관한다. 사람이 죽을만큼 힘들다고 하면 남이라도 위로해줄 것 같은데... 그들도 받아본 적이 없으니... 힘들다고 하면 오히려 화내고 공격하고 미워하고... 이상한 사람 취급한다. 자식인데... 이러면서... 그러면서 내가 자살하면 그들은 이렇게 말할 것 같다. "몰랐다고"


  간신히 간신히 버티면서 저녁에 집에 왔는데, 신랑에게 너무 힘들어서 몇시에 오는지 물어봤었다. 늦게 올거면 키즈카페 있겠다고 했더니 일찍 온다고 했다. 난 육아가 너무 힘든데 집에 와서는 자기 방 안으로 들어가서 게임하고 또 나 혼자 애를 본다. 나는 정말 죽고 싶어서 당장 뛰어내리고 싶은데... 괜히 아이에게 화내고 우울한 모습 보이고, 내 방에서 문잠그고 계속 울었다. 애가 엄마 이상한 거 같으니 이제야 아빠한테 여러번 가서 아빠를 부르니 그제야 나와서 애를 본다. 난 방안에서 밤새 울었다. 정말 죽고 싶다. 자살 예방 전화도 해봤다. 살고 싶어서...


  난 이대로 계속 살면 정말 육아우울증으로 자살할거다. 5년이다. 매일 잠 못자고 밥도 제대로 못먹고 자유없이 육아에 시달리면서 일하면서 가족에게 공감이나 위로는 조금도 없었고, 화내면서 "정신병원 가서 약 먹으면 안돼니?" 난 살고 싶어서 베이비 씨터 쓰는 거고, 애 데리고 키즈카페 가는건데... 돈 낭비한다고 싫어하는 티내고...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고 위로가 필요한데... 특히 가족들에게... 내가 왜 사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사느니 그냥 죽는게 차라리 더이상 고통 안 받고 행복한 것 같다.


  자살하시는 분들이 부럽다. 더이상 고통받지 않으니까... 고통을 끝냈으니까... 나도 그러고 싶다. 더 언제까지 이렇게 버티고 살아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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