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워지는 것들
늘 분주했습니다.
자신의 두려움을 들킬까, 열등감이 드러날까
숨기려 바빴고 뭔가로 채우기 바빴습니다.
채우고 또 채웠는데 오히려 상황은 바뀐 게 없었습니다. 되려 다른 이에게 상처를 주기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제가 갖고 있던 것들을 비우기로 했습니다.
- 사실만을 전달하지 자신의 생각까지 함께 전달한 것
- 은근슬쩍 자신의 생각이 옳다 주장한 것
- 상대의 이야길 귀담아듣기보다 자신의 이야길 하기 바빴던 것
- 자신의 기준에 상대를 맞추려 했던 것
- 자신의 선행이 상대의 바람보다 더 낫다고 생각한 것
- 상대를 믿어주지 않고 자신의 말만 앞서 나갔던 것
- 자신의 생각이 상대의 모든 것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등등..
참으로 오만했고 교만했으며 선으로 포장된 이기적인 생각들뿐였습니다.
비우고 비우려 노력하는 요즘
이상하게 말도 안 되는 것들로 채워지는 요즘입니다.
그저 자신의 생각을 내려놓고
강요가 아닌 들음으로 마주했을 뿐인데
상대가 웃고 저도 웃고 있습니다.
분주하게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불안을 감추려 끊임없이 뭔가를 채우려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자신의 생각을 내려놓음으로 끝없이 셈 솟는 평안함만이 있을뿐였습니다. 상대를 받아주는 인내함이 오히려 제 안의 사랑의 그릇을 넓혀줬습니다. 그래서 아주 작은 것도 기쁨이 되었고 감사가 되었습니다.
비웠을 뿐인데 계속해서 채워지는 이 모든 것들이
요즘 제가 살아가도록 힘을 주고 꿈마저 꾸게 합니다.
그래서 전 오늘도 비우기를 반복합니다.
알아서 채워지는 이 모든 것들에 감사해하면서 말입니다.
오늘 작가님들의 삶 속에서도
이와 같은 채움이 있길 소망합니다.
읽어봐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