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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우미 Jan 04. 2024

다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두렵고 떨리지만 해. 보. 자.


이후 전 아이를 낳아 양육하고 한동안은 엄마로서 살았습니다. 교사로 일 했을 때와는 또 다르게 새로운 보육현장에 있는 것만 같았죠. 꽤 젊은 시절 많게는 4살 아이 9명까지도 봤었는데 나이 좀 먹고 제 아이 한 명 키우는 게 왜 이리 어렵게만 느껴지던지. 그전에 난 어떻게 일을 했던 걸까 라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제게는 일보단 육아가 더 어려운 것 같아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 아이가 4살 되던 해 바로 작년부터 프리랜서 식으로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경력이 단절된 교사들은 '장기미종사자교육'을 들어야 다시 선생님으로서 일할 수 있는데 때마침 온라인으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딱 한 군데 남아있었고 수업을 다 듣고 나선 운 좋게 불러주신 어린이집에서 대체교사로 일을 하게 된 것였습니다.

(대체교사 : 선생님들의 월, 연차 휴가 때 대신해서 반을 맡아 보육하는 교사/ 유연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


22년 12월에 시작해 23년 12월에 마친 1년 간의 대체교사, 만 0세부터 2세까지 돌아가면서 많은 아이들을 만났고 제가 가진 것들을 나누고 함께 공유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주려 노력했습니다. 진심은 통했는지 아이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고 또 그 사랑 때문에 다시금 어린이집 교사로서 일어설 때가 된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그렇게 아이들에게서 용기를 받으니 제 안에 소명이 꿈틀, 다시 교사로서 일 해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절 움직이게 해 줬습니다.




그리고 현재 제가 살고 있는 지역서 몇 군데 이력서를 제출했고, 지난주부터 오늘까지 면접을 보고 있습니다.(오전에 한 군데 보고 와 실시간으로 쓰는 중)

또 한 가지 일을 시작해야겠다는 각오와 동시에 하고 싶었던 공부를(장애영유아보육법) 하게 됐는데 먼 훗날 다시금 많은 아이들 앞에 서 있을 자신을 상상하게 됩니다.


사실 두렵고 떨리지만 기대하고 기다려집니다.


누구를 만나든 그동안 숨겨놨던 제 안의 사랑들, 배움의 놀거리들, 함께 해야 경험할 수 있는 즐거움과 기쁨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인생의 파노라마를 그리다 보면 사실 평탄하지많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특히 교사로서의 삶만 봐도 그렇더군요. 그런데 이것 딱 하나 깨달은 게 있다면 그 모든 순간엔 배움이 있었고 그때는 그럴만한 이유와 그때의 내가 내릴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후회나 미련이 있을 순 있지만 전 제 인생이 부끄럽지는 않습니다.




선택은 모든 걸 좌지우지하고 그래서 그 순간에 갖게 될 책임감 또한 무겁게도 느껴질 수 있겠지만 이 또한 제 인생에 겪게 될, 마치 계획된 것들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니 지나고 나면 결국은 제 자신이 더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였을 뿐이었다고 말입니다.


저는 감사히도 생존했고 다시 교사로서의 삶을 살고자 하고 있습니다. 제 주변에 교사로서 일을 했던 지인들이 꽤 있습니다. 어린이집 말고도 학교, 학원 꽤 다양한 곳에서 아이를 가르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각자만의 고충이 있고 그것으로 인해 번아웃, 일에 대한 회의감, 깊은 좌절 그리고 결국 다른 일을 찾게 되는 내려놓음을 택하는 사람들 수없이 봐 왔습니다. 저 역시 이 길을 다시 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니까요.(한동안은 베이커리 쪽 공부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또 이 길을 가려고 운동화 끈을 매고 있습니다. 어떤 길이고 어떻게 일할지 잘 알면서도 왜 저는 다시 뛰어드는 걸까요. 그건 다른 부수적으로 신경 써야 할 일들보다 오로지 아이들에 대한 사랑만큼은 여전히 제게 남아있고, 이곳에서 누릴 수 있는 배움의 성장을 조금이라도 실현시켜 주고파(의욕이 또 스멀) 손을 또 내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느 곳에서 일하게 될지는 아직 확정된 게 없지만(원장님들의 연락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그저 제 사랑과 배움의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아이들에게 온전히 전해질 수 있는 곳으로 갈 수 있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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