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선물한 꽃

by 다움


당신이 처음 건넨 꽃다발이 생각나

인파 속에서 꽃다발을 한 아름 안고 서 있던 당신.

그때만 해도 꽃을 산다는 일이 어색했는지

귓불을 붉히며 서둘러 내게 내밀었지.


내 마음을 조금이라도 눈치챘더라면

당신은 매일 꽃을 안겨주었을까.

그날 우리가 무엇을 했는지는 아득한데

그 꽃다발만은 아직도 또렷하다.


어느 날은 퇴근길에 문득 생각났다며

프리지어 한 다발을 품에 안겨주었지.

시들까 봐 물을 갈고 식초 몇 방울을 떨구며

정성을 다했지만 오래 머물지는 못했어.

생화는 금세 시들기 마련이니까.


그래도 내겐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어

집안일에 묻혀 계절이 바뀌는 줄도 몰랐던 날들,

당신이 준 프리지어 덕분에

아, 봄이구나, 하고 알았지.


살면서 많은 꽃을 주고받았지만

유독 당신이 준 꽃만은

해가 바뀌고 계절이 지나도

마음 한편에서 시들지 않는다.


어쩌면 우리는

서로의 늙어감을 바라보며

꽃이 아닌 시간을

건네받고 있었는지도 ~


그리고 그 시간은

여전히 내 마음속에 피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