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잘 가꾸는 마음으로

창업을 대하는 자세

by 진서니

한동안 내 인스타 알고리즘은 성공한 스타트업 대표들의 치열한 삶을 엿볼 수 있는 콘텐츠들로 뒤덮였었다. 회사가 곧 자신이 되어 일하는 대표들이 가득했고 그들에게 마치 회사 이외의 삶은 전무한 듯 보였다.

조승연 님의 유튜브 채널을 즐겨 보는데, ‘자기 계발’ 주제의 콘텐츠가 있었다. 그는 자기 계발의 뜻을 Development 가 아닌, Cultivation으로 해석한다. 단어를 바꾸니 느껴지는 것이 많이 달랐다.


Development ‘개발’ = 더 빠르고 높게, 아주 효율적으로 나 자신을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느낌인 반면, Cultivation ‘경작, 함양’ = 내 삶을 더 풍요롭게 하기 위한 관점으로 소양을 닦는 느낌이다. 개발이 확장과 효율이라면, 경작은 깊이와 본질에 더 가까운 성장을 의미하는 것이다.


사업을 Cultivation의 관점, 즉 내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 관점으로 생각해 보면 어떨까? 우선 일의 방향성이 중요한 것 같다. 사업을 시작한 이유와 비슷할 수 있는데, '의미'있는 일에 시간을 쓰고 싶다. 나의 의미는 누군가를 돕는 것에 있다. 부모님을 생각하여 시니어를 첫 타깃으로 생각한 이유가 그것이었다. 타깃 방향성이 조금 바뀌었지만, 누군가를 돕는 마음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 두 번째로는 아무리 의미 있는 일이더라도, 일에만 몰두하여 사람을 놓치고 싶지 않다. 일례로 만약 부모님을 위한 서비스를 만든다고 하지만, 정작 일에만 몰두하여 가족들과 점점 멀어진다면 그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인스타 속 어느 대표님은 사업을 하면 아내나 남편의 대소사를 챙길 수 없는 것을 경고하시기도 하지만, 그런 방향성은 내가 가고 싶은 방향성이 분명 아니다.


최근 샘 월턴의 자서전 「월마트 - 두려움 없는 도전」을 재미있게 읽었다. 그의 저돌적이고 특이한 행보들이 아주 흥미로워 한동안 수민이에게 그의 성공 비결에 대해 조잘조잘 이야기했다. 그의 성공 스토리에 흠뻑 빠져있다가 마주한 마지막 그의 속 이야기가 다소 충격이었다. “요즘 들어 월마트에 몰두한 삶이 과연 옳았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할 정도로 사업에 매달렸는데,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함께 일하는 파트너들에게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한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 정말 자랑스러워할 만한 성과를 남겼다고 생각해도 되는 것일까? 그 성과라는 것이 사실 개인적으로 나에게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닐까?” 월마트의 주가는 지금까지도 계속 상승 중이다. AI에게 주가 상승의 이유를 물어보니, 본업(유통)의 압도적인 지배력 위에 광고와 멤버십 같은 고마진의 신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가치주로서도 성장주로서도 그 역할을 잘 해내고 있는 것이 비결이라고 한다. 분명 샘 월튼 아저씨는 훌륭한 기업을 만들었음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 당시에도 엄청나게 성장하는 기업이었기에 단순 겸손한 발언이었을지는 잘 모르겠다만, 그가 마지막에 한 말은 나에게 진한 여운을 남긴다.


창업을 한 지 어느새 5개월이 되었다. 공부도 하고, 생각도 충분히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직 고정 수익은 없어도 분명 내 삶은 넓어지고 있다. 물론 생계를 유지해야 되니, 어느 순간 수익이 간절해지는 순간이 오겠지? 그 순간이 오더라도 Cultivation이라는 단어를 곱씹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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