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사기의 민국 씨

1. 우리는 매일 사기를 당하며 산다

by 작간


뉴스를 틀면 세상에 저린 일이 할 정도의 사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보이스피싱, 전세사기, 기획부동산 사기....

이런 걸 보다 보면 어떻게 저렇게 사기를 칠 수 있는지 화도 나지만

마음 한 곳에서는 나는 안 당해 하는 은근한 자부심이 피어오르기도 했다.

저런 일은 그저 뉴스 속 일일 뿐이라고,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최근에 두 건의 사기를 겪으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하지만 내가 당한 사기 수법은 뉴스가 되지 않는다.

사기 사건이라고 하기엔 아주 소소하고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일이라서다.

사기인 듯, 사기 아닌.

당연한듯한데, 당연하지 않은 듯도 한.

모두가 당하지만, 모두가 당하지 않는다고 여기는 아주 소소한 사기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이 글을 쓰는 나를 소개하겠다.

나는 만 12년째 난 한우물만 해왔지만 처음 본 사람한테 이 일을 말하는 건 퍽 난감하다.

내가 하는 일을 말하면 나를 보는 흐리멍덩 한 눈을 반짝이며 이렇게 말한다.


"드라마 작가님이시구나. 어떤 작품 하셨는데요?"


"제 작품은 제 노트북 안에서 점점 몸집을 불려 나가고 있답니다.

저도 빨리 님한테 어떤 작품 아세요?라고 묻고 싶은데 빌어먹을 나오기 한 번 개 힘드네요. 젠장."


이런 말이 목 끝까지 치켜 오르지만 그냥 한 번 보고 말 것 같은 동호회 사람들에겐 대충 얘기한다.

기획일 해요, 프리랜서예요... 그렇게 물어보고 넘어가면 좋으련만 ‘어떤 분야’ 기획일 하세요?라고 물어보면 빡 치는 거다.

내 글을 봐주는 사람도 없고, 내 글에 투자하는 사람도 없을 때는 망생이라 불리는 거 인정.

하지만 지금은 계약해 같이 가는 제작사도 있고, 글 써서 돈을 버는 지금은 망생은 아닌 것 같다. 회사에서도 직급이 올라가면 부르는 직책도 달라지는데 십 년 동안 망생은 아니지 않나.

난 작가도 아니고, 망생도 아니다. 작간이라고 해야 할까?

잠깐 하다 말 줄 알았던 작간 생활이 십 년이나 될 줄... 20대 초 나는 정말 몰랐다.

이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텨왔을 수밖에 없던 내가 당한 소소한 사기를 이제 털어보고자

한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