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전에 살았던 아파트 윗집이 4살 아들 쌍둥이집이어서 고생 좀 했던 터라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그다음에 무슨말씀을 하실까 조마조마했는데 뜻밖의 얘기를 해주셨다.
"이사온지 1년 4개월쯤 됐는데 층간소음 없이 잘 지내고 있어요."라고얘기해주셨다.
언제한번 여쭤봐야지했었는데 용기가 나지 않아 못 여쭤봤었다고..먼저 얘기해주셔서 너무 고맙다고말씀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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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분쟁을 줄이고자 나름 실천하고 있는 방법을 적어 보았다.
■ 실내화 신기
우리 가족은 모두 실내화가 있다. 남편이 먼저 실내화를 신자고 제안했었다. 실내화를 처음 신을 땐 불편하게 느껴졌었는데 습관이 되니 아침에 일어나면 실내화부터 찾게 되었다.
내 실내화
나는 둘째를 낳고 1년 정도 족저근막염으로 고생한 적이 있었다. 임신과 출산으로 불어난 몸에 튼실한 둘째 아이 몸무게까지 더해져 발바닥에 무리가 갔던 것 같다. 그땐 실내화를 신지 않았을 때였는데 발바닥을 땅에 디딜 때마다 통증이전해져 걷는 것조차힘이 들었다.족저근막염의재발률이 높다는데 5년이 지난 지금까지 멀쩡한 걸 보니 실내화가한몫한 것 같다.
집 바닥이 딱딱하기 때문에 푹신한 실내화를 신는 것이 발 건강에 좋고 발 망치소리도 나지 않게 해 줘층간소음을 방지하는 효과도있다.
그리고 우리 집은 겨울철에 난방을 잘하지 않는 편이라실내화가 요긴하다.발도 시리지않고 먼지가 발에 묻지 않아 깨끗한 발을 유지할수 있다.
놀이방매트를 다 깔거나 시공을 하는 경우가격이 만만치 않고 청소도 힘이 든다. 아이들이 조금 컸거나 어른들만 계신 집이라면 실내화가 훨씬 절약적이고 관리도 편하다.
나에게도 좋고 이웃에게도좋은 실내화.
신는 집들이 많아져서층간소음으로 인한 다툼이 사라지길바라본다.
두 아들 실내화
■9시에 재우기
예전에 살았던 아파트 윗집엔 4살 아들 쌍둥이가 살았었다. 한 명도 아니고 쌍둥이..
그때 당시 난 둘째를 임신한 만삭 8개월이 였다. 이삿짐을 정리할 틈도 없이 둘째를 출산했다.어린 첫째 때문에 산후조리를 집에서 했었는데
윗집 아이들이 내 사정을 봐줄 리 없었다.윗집아이들이 뛰는 소리에 신생아였던 둘째가 자꾸 깨는 바람에안고 다시 재워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입주 아파트 특성상 하자처리가 빈번했는데 윗집은 화장실 바닥을 뜯어내고 다시 까는 작업을 했었고나는뇌가 흔들리는 드릴 소리를 피해 아이와 몇 시간 동안 밖에 있다 들어간 적도 있었다. 자는 시간도대중없이 밤 11시에도 아이들이 뛰어 9시에 재운 우리 아이들이 깨기도 했다. 늘 만나면 미안해하셨고 나도 애가 둘이었던 터라 이해하고 한 번도 콜을 하거나 찾아간 적은 없었다.몇 년 뒤 쌍둥이네는이사를 갔고 윗집엔노부부가 이사 오셨다. 그 뒤로 우리 집에도 평화가 찾아왔다.
층간소음피해를 직접 겪어봤던 터라 아이들을 8시에 씻기고 9시면 잠자리에 들도록 교육시켰다. 지금까지 아이들을 아침에 깨워본 적이 없다. 아침 6~7시 전에 스스로 일어난다. 아침에 아이들을 깨우느라 실랑이를 하지 않아도 되니 엄마의 일이 하나 줄어드는 셈이다. 보통 성장호르몬의 분비량이 밤 10시~새벽 2시에 최고점을 찍는다고 하니 9시에 재우는 것이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도 좋다.
■ 층간소음에 대해 설명해주기
얼마 전' 알쓸범잡'방송에서 층간소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었다.
사무실에서는 층간소음을 경험한 적이 없는데 왜 유독 아파트에서 층간소음 문제가 발생하는가?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한다.
아파트는 벽식 구조로 벽을 두껍게 만들어 벽 자체가 건물의 무게를 지탱하기 때문에 벽자체가 위아래로 연결된 몸이라 바닥을 치면 벽을 따라 소리가 이동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벽식구조는 층간소음을 막기 어렵다고..
반면 빌딩은 기둥식 구조. 벽이 아닌 기둥을 세우고 보로 기둥들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기둥끼리 연결한 곳만 벽으로 채운다고 한다. 아래층과 위층이 직접 연결된 부분이 기둥뿐이기 때문에 전달되는 소리가 적다고..
벽식구조로 짓는 것이 싸기 때문에 1990년대 신도시가 개발되는 시점에 유행했다고 한다.
구조적인 문제를 내가 바꿀 수는 없다. 현재로는 서로 조심하는 수밖에..
아이들에게 아파트 층간소음에 대해 설명해주고 관련 동화책이나 영상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층간소음으로 이웃 간 생길 수 있는 분쟁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 이웃들에게 인사드리기
아랫집과 우리 집은 같은 날 이사를 왔었다. 아랫집에서 먼저 인사를 오셨다. 생각도 못했던 일. '아들 둘 키우는 우리가 인사를 가야지.'라고 생각했는데 먼저 오실 줄이야..
며칠 뒤 남편은 아이들과 선물을 가지고 아랫집과 옆집에 인사를 갔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인사하기가 조금은 편해졌다. 우리가 이사 왔을 때쯤 옆집엔 신생아 울음소리가 들렸었다. 인사를 다녀온 남편이 옆집은 첫아이를 출산하신 지 얼마 안 된 신혼부부 집이라고 얘기해줬다. 아이들에게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 시끄럽게 하면 옆집 아기가 깰 수 있으니 조용히 해야 된다고 얘기해줬다. 옆집에 아기가 있다는 상황을 알게 되니 아이 울음소리가 들려도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옆집 아기는 어느덧 커서 아장아장 걸어 다닌다.
이웃의 아이가 커가는 것을 보며 이웃 간의 정도 커지는 것 같다. 어느덧 마주치면 인사도 나누는 사이가 됐다.
윗집은 피아노 학원이다. 이사 오고 한참 지나서 우연히 알게 되었다. 윗집에서 민망해하실까 봐 윗집에는 인사를 가지 않았기 때문에 모르고 지냈다. 어느 날 둘째와 같은 반인 아이를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다. 윗집층을 누르기에 물어봤더니 피아노 학원 간다고.. 어쩐지 학원 가방 든 초등학생들이 윗집층을 자주 누르더라니.. 신기하게도 피아노 학원이라는데 층간소음이 없다. 딱히 피아노 소리가 크게 나지도 않는다. 방음을 잘해놓으셨나? 추측만 할 뿐..
윗집엔 인사드린 적이 없어서 1년 4개월이 지난 지금도 얼굴을 모른다. 윗집도 인사를 갈걸 그랬나?! 인사도 타이밍인데 그 타이밍을 놓친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