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살기위해 하는 거짓말

SNS에서 더 잦은 리플리들의 출몰

by 갈휘연

리플리 증후군, Ripley Syndrome이라는 이름은 그 증상을 처음으로 정의내린 학자의 이름을 딴 게 아니라 당시 흥행했던 한 영화에서 망상장애를 앓고 있는 등장인물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

리플리증후군은 자신의 거짓된 말이나 행동을 스스로도 진짜 믿어버리면서 시작이 된다.

보통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수용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병으로 간혹 일반인들에게도 약한 수준의 비슷한 경험이 종종 있을 수 있다. 그럴 때 그걸 어쩌면 무의식적인 의도를 포함한 “착각”이라고 한다.

신경정신과적인 증상이 “병”, 즉 망상장애가 되는 경계는 그 증상이 “일상을 영위하는 데 문제를 일으키는가?”의 질문의 답에서 결정난다.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만든 허구에 대한 믿음이 강해지면 강해질 수록 일상은 무너지고 더 큰 거짓말로 인생이 파탄 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니 “망상” 즉, 리플리 증후군은 “정신과적인 병”을 유발하는 증상이 맞다.


SNS에는 그런 망상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어쩌면 SNS는 리플리 증후군을 구현하기 완벽한 플랫폼이다.

익명으로 숨기가 용이하고 고로 팩트체크는 요원하다.

게다가 지나가는 자극적인 글을 보고 “와우!” 해주는 댓글들은 증상을 더 강화시킨다.

완벽한 조합이다.


하지만 SNS상에서 리플리들을 알아보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그들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망상이 매일 반복되는데 논리가 버틸 재간이 없다. 고로 문장은 어눌하고 본인이 믿는 망상에 대한 도전을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논리적인 헛점이 쉬이 드러난다.


슬프게도 요즘 그들이 목숨같이 여기는 “존재하지 않는 파라라이스”는 높은 빈도로 “부자”다.

그래도 몇년전까지는 학벌, 외모, 커리어 등 다양했었는데, 요즘은 여지없이 “돈”이다.

그리고 수면밖으로 출몰해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는 빈도가 더 잦아졌다.


정신과적 질병도 유행을 타는 걸까.

요새 더욱더 부각되는 박탈감, 사는 게 점점 더 팍팍하고 부의 양극화는 더욱더 심해져 못가진 사람들의 박탈감으로 그렇게 망상으로라도 그 허기를 채우려는 몸부림, 그것일 것이다.


어쩌면 그들에게 그런 망상이, 그리고 그것을 믿어버리는 것이 너무나 절실한 생존의 방식일 수도 있다.

본인이 오롯이 본인이라면, 가진 것이 없으면 존재감조차 부정당하는 구조 속에서,

그렇게라도 자아를 지켜 살아보려는 몸부림이었을 테니까.


눈앞의 현실의 무게를 감당할 방어수단도, 꺼낼 수 있는 진짜 용기도 허락되지 않는 세상에서

그들은 어쩌면 ‘그나마 본인이 만들어 마음에 드는 맞춤형 허구’에 기대어 버텨야만 했던 건 아닐까.


안타깝다.

그 허상이 잘못되었다고 말하기 이전에,

왜 그것밖엔 붙들 것이 없었는지 애처럽고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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