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 말 한마디를 하기 전에 잠깐 숨을 고르게 된다.
나이 들어 생각나지 않는 단어를 머릿속에서 찾아 헤매는 순간이기도 하고, 몇 마디 말로 간단히 전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입 밖으로 나간 말은 거두어 담을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 후회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어서다.
나는 익히 안다.
내가 무심코 던진 말이 누군가에게는 오래 남는다는 것을.
그 말이 위로가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어른은 자신의 말과 행동이 자신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조심하게 되고, 책임을 지게 된다.
나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깨닫는 순간, 삶은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과 이어진다.
그때부터는 미래를 말로 설명하기보다, 지금의 태도로 보여주는 일이 더 중요해진다.
지금의 나는 결국 어제까지의 시간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당연한 사실처럼.
스스로 어른이 되었다고 확신하는 순간, 오히려 성장은 멈춘다.
정말 어른에 가까운 사람일수록 늘 부족함을 느낀다.
그래서 돌아보고, 고치고, 다시 시도한다.
그 과정을 반복하며 조금씩 나아진다.
단단함도 마찬가지다.
완성되었기 때문에 단단한 것이 아니라, 계속 다듬고 있기 때문에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스스로를 점검하는 일을 멈추지 않는 사람은, 크게 흔들리더라도 다시 중심을 찾는다.
그 점검이 삶을 아주 조금씩, 그러나 분명하게 바로 세운다.
나 역시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은 아니다.
그보다 필요한 순간에 책임을 피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말보다 행동이 먼저 나가고, 감정보다 기준을 떠올릴 수 있는 사람.
늘 그렇게 살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그 방향만은 잃지 않고 싶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흔들릴 수는 있다.
다만 다시 돌아올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내가 믿는 어른은 그런 사람이다.
그래서 오늘도 특별할 것 없이, 조용히 연습한다.
조금 더 나은 선택을 해보는 연습, 한 번 더 돌아보는 연습.
그렇게 오늘을 쌓다 보면,
어느 순간 어른에 조금 더 가까워져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