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3. 무르시아 : 테아트로 로메아 극장(9/01)

축제는 끝없이 이어지는데....

by 금삿갓

가던 날이 장날이라고, 금삿갓이 무르시아에 도착한 날 저녁이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니, 도시에 축제 준비가 한창이다. <Feria de Murcia> 즉 무르시아의 축제 기간이 도래한 것이다. 축제는 매년 열리는데 올해는 9월 5일부터 17일까지 무려 13일간 열린다. 완전히 먹고 놀자판이다. 그 기간 동안 총 300개 이상의 프로그램과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라니 가히 축제의 나라답다. 그레이트 파노라마 대관람차가 플라노 데 산 프란시스코에 설치되어서 9월 29일까지 한 달가량 운영된다고 한다. 멋진 축제 기간이다. 무르시아는 다채로운 색채와 분위기로 가득하다. 예술·문화·미식·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거리, 공원, 주요 명소에 어우러져 수많은 시민과 관광객을 맞이한다. 대관람차는 새벽 1시까지 운영한단다. 금삿갓이 도착한 날은 아직 축제가 열리기 전인데도 시내는 축제의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다.

데아트로 로메아 예술극장 앞에서는 야간 공연이 벌어지고 있었다. 광장에 꽉 들어찬 관중들로 발 들여놓은 틈조차 없을 정도이다. 지나가는 과객(過客) 입장에서는 이런 길거리 공연이 노독(路毒)을 풀어주는 청량제가 될 수 있다. 스페인어를 모르니 무슨 곡을 노래하는지는 모르지만 신나게 열창하는 공연자의 포스에서 그들의 열정과 낭만을 느낄 수가 있었다. 한 여름밤의 열기가 도리어 시원하게 느껴지는 분위기다. 마드리드에서 플라멩코 공연을 열정적으로 관람했지만 이건 또 다른 분위기 공연이다. 개방감 있는 야외무대가 주는 훨씬 다른 열기인 것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같이 동참하다가 무르시아의 첫날 호텔에서의 잡친 기분을 이곳에서 만회하였다.

이 테아트로 루메아 예술극장은 1862년에 로스 인판테스(Los Infantes) 극장으로 개관되었는데, 두 번의 화재로 소실되어 재 건축하면서 스페인의 위대한 배우 겸 시인이었던 훌리안 로메아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극장이다. 극장 중앙 상단의 흉상은 베토벤, 모차르트, 리스트를 상징하고, 창문에는 무르시아 출신의 수많은 극작가들의 부조가 새겨진 메달이 있고, 멋진 천정화도 자랑스럽단다. 스페인에서 가장 중요한 극장 중의 하나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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