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다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이제는 이베리아 반도의 남쪽 끝에 있는 영국령인 지브랄타(Gibraltar)로 이동한다. 론다에서 약 100Km가 조금 넘는 거리이다. 이곳은 영국영토이기 때문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 입국심사를 한다. 유럽 EU국가들 간의 고속도로를 이용한 국경이동은 대부분 검문이나 수속 없이 논스톱으로 통과하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이곳은 들어갈 때 좀 쉬운 편이지만 나올 때는 너무 엄격해서 장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미리 알아두면 참고가 된다. 지브랄타는 지중해와 대서양을 연결하는 지브롤터 해협의 요충지이다. 면적이 6.8 km²이고, 인구 약 3만 명의 작은 도시국가로, 1704년 스페인 왕위 계승 전쟁 중 스페인의 실책으로 영국이 점령해 현재까지 영국령으로 남아 있다. 스페인과 영국 간의 영유권 분쟁으로 신경전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곳인데, 이외로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스페인으로 통합되는 것을 원하지 않아서 영국은 불리하면 주민들의 뜻에 따르겠다고 함으로써 모든 협상의 주도권을 지키고 있다. 지브랄타는 아랍어 '자발 타리크'(타리크의 산)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711년 이슬람 장수 타리크가 스페인 침공의 거점으로 삼은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지브랄타의 관광 포이트 중 단연 최고는 거대한 바위산이다. 유럽 유일의 바바리원숭이 서식지로, 케이블카 또는 걸어서 정상까지 이동해 아프리카와 지중해 전망을 즐길 수 있다. 다음이 세인트 미카엘 동굴인데, 종유석과 음산한 분위기가 특징이며, 지브롤터 바위 내부에 위치한다. 로파 포인트는 지중해와 대서양이 만나는 지점으로, 아프리카 북부 해안을 조망할 수 있다.
론다에서 지브랄타로 가는 길은 안달루시아 지방의 론다 산맥(Serrannia Ronda)을 넘어가는데, 가는 중간에 고신 전망대(Mirador de Gaucin)가 있다. 발콘 데 라 세라니아(Balcon de la Serrania)라고 불린다. 즉 세라니아의 발코니라는 뜻이다. 멀리 산 중턱에 보이는 백색마을(Pueblo Blanco)이 인상 깊고, 주변에 성채들도 아스라이 보인다. 산 꼭대기에 흰색을 칠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동화를 연상시킨다. 마을 뒤쪽의 높은 바위 절벽 위에는 방어를 위한 성채가 건축되어 있어서 옛날의 역사를 돌아보게 한다. 산맥의 꾸불꾸불한 도로를 지나오는데, 길 옆으로 풍력 발전기의 바람개비들이 줄지어 서서 열심히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스페인은 어디를 가나 이런 풍력 발전이 대세를 이룬다. 지브랄타에 도착해서 입국 수속을 하면서 저 멀리 보이는 지브랄타 바위산의 위용이 눈을 압도한다. 어릴 때 지도책에서 보단 커다란 바위산을 오늘 두 눈으로 직면하니 옛 생각이 아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