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 환율과 물가지수
소는 누가 키우고 쥐는 누가 잡는가?
한미 관세 협상 때부터 환율 비상이 점쳐지고 있었는데, 이재명 정부는 안일하게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큰소리만 치다가 일이 커지고 있다. 원래 무식하면 근거 없는 자신감만 내보이는 경우가 많다. 달러화에 묶여 있는 우리 돈의 가치가 자꾸 내려가니 물가가 올라가서 서민들의 삶은 점점 더 어렵다. 겨울의 추위와 함께 이중고(二重苦)다. 시중에는 이상한 루머까지 돌고 있다. 미국의 우경화 정책으로 좌빨들이나 그들의 자식들이 더 이상 미국 입국이 힘들어지니까 못 먹는 밥에 재 뿌린다고 원 달러 환율을 오르도록 방치한다는 설이다. 일견 그럴듯해 보인다. 자식들은 죄다 미국으로 유학 보내놓고, 자기들은 입만 열면 반미를 쏟아내다가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이 가시화되자 이젠 대놓고 미국과 갈라서자는 것인가? 아무튼 올 하반기 들어와서 보면 전 세계 통화 중에 달러에 가장 약세인 통화가 원화이다. 트럼프가 약 달러와 긴축 완화, 금리인하까지 하는데도 원화가 맥을 못 추고 가라앉고 있으니 백약이 무효이다. 좌파 정권의 앞날이 걱정스럽다.
수출과 수입으로 먹고사는 우리로서는 원 달러 환율의 상승은 곧 삶의 밥줄과 직결된다. 물가지수와 바로 연결되는 것이다. 여기서 어려운 경제 공부나 물가지수 공부하려는 것이 아니다. 한 때 전 세계의 물가를 비교해 보는 바로미터로 작용하던 여러 가지 지수들에 대하여 심심풀이 땅콩 삼아 이야기해 보자. 가장 많이 오래도록 사용되고 있는 것이 빅맥(Big Mac) 지수이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1986년부터 발표해 온 비공식 경제 지표로, 전 세계 맥도널드의 빅맥 가격을 비교하여 각국 통화의 구매력을 평가하고, 실제 환율이 적정 수준인지 파악하는 지표이다. 이는 '일물일가의 법칙' 즉 동일 상품은 동일 가격능 가진다는 원칙과 화폐의 구매력 평가설을 바탕으로 하며, 빅맥 가격이 미국 대비 저렴하면 해당 통화가 저평가, 비싸면 고평가 되었다고 판단하는 데 사용되었다. 2025년 7월 기준, 한국의 빅맥 지수는 약 0.664로 미국을 1로 대비할 때, 빅맥 가격이 33.6% 저평가되어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200년 이래 가장 큰 저평가 폭이다. 미국 상품 기준으로 스타벅스(Starbucks) 라테지수(Latte Index)도 있다. 스타벅스 카페라테(주로 톨 사이즈)의 각국 판매 가격을 달러로 환산하여, 세계 주요 도시의 물가 수준과 적정 환율을 비교하는 경제 지표이다. 23년도에 발표된 카페라테 톨 사이즈 1잔 가격을 달러로 환산할 경우 가장 높은 나라는 스위스로 7.17$, 2위 덴마크 6.55$, 3위 핀란드 5.67$로 모두 유럽 국가였다. 한국은 28위 4.11$이고, 본토 미국은 54위 3.26$, 튀르키예는 72위로 1.31$로 엄청 저렴했다. 개인소득을 반영한 조정된 가격으로 보면, 1위 인도 13.04$, 2위 캄보디아 12.37$, 3위 볼리비아 7.95$였고, 한국은 41위로 1.20$, 본토 미국은 71위 0.38$로 제일 싸다.
우리의 경제력이 강력해져서 우리나라 상품으로 지수를 나타내기도 한다. 삼성전자 '애니콜' 휴대폰의 국가별 판매 가격을 비교하여 각국 통화의 구매력과 물가 수준을 측정하는 경제 지표로 애니콜 지수가 있었다. 반면에 미국의 아이폰이나 아이팟 지수도 있었다. 식품으로는 오리온 제과의 초코파이 지수, 농심의 신라면 지수도 있다. 오리온사의 2005년 조사에 따르면 초코파이 12개 들이 한 상자 가격이 뉴질랜드 3.34달러, 사우디아라비아 2.66달러, 인도네시아 2.62달러였다. 가장 낮은 국가는 중국이었는데, 1.39달러에 초코파이 한 상자가 거래 됐다. 한국과 미국은 1.99달러로 같았다. 농심이 2009년에 세계 주요 10개국을 조사해 발표한 '신라면 지수'에 따르면, 신라면 1 봉지 가격은 독일이 1.34달러로 가장 비쌌고, 중국이 0.44 달러로 가장 싼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신라면 1봉 가격이 0.89달러였고, 한국은 조사대상 10개국 중 8번째인 0.57 달러다. 이에 따르면 독일 등 유로화와 태국의 바트화, 호주 달러화, 일본 엔화는 미국 달러 환율 대비 고평가돼 있었다. 반면 말레이시아 링깃화, 한국 원화, 홍콩 달러화는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전 세계 이케아 매장에서 판매되는 특정 가구(예: 빌리 책장)의 가격을 비교해 물가를 측정하는 이케아 지수 (IKEA Index)도 있다. 또 일본의 애니메이션 관련 상품 가격을 활용해 특정 지역의 체감 물가나 문화적 구매력을 산출하기도 하는 애니 지수도 있다. 물가지수와는 별개의 이야기이지만 경제의 동향과 관련된 다양하고 재미있는 지수가 거론되기도 했다. 특히 경제 동향의 선행 지표로 어려운 경제 용어나 지수를 사용하는데 덜 익숙한 일반인들에게 확 인식되도록 하는 용어들이라서 재미있는 표현이다. 앨런 그린스펀(Alan Greenspan) 전 미국 연준 의장은 "남자들의 속옷 구매가 늘어나면 경기가 되살아나는 증거"라고 진단하기도 했는데, 이로서 남자 속옷 지수(Men's underwear index)라는 경제용어가 생겼다. 여기에 대응하여, 에스티로더 명예회장 레너드 로더(Leonard A Lauder)가 2001년 창안한 립스틱 지수(Lipstick Index)가 있다. 이는 큰돈을 쓰지 않고도 심리적 만족을 얻으려는 소비자의 '작은 사치' 심리를 반영한 것이다. 즉,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여성들은 고가의 명품 대신 립스틱 같은 저가 사치품으로 기분 전환을 하며, 이는 경기 침체 신호이면서 동시에 소비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 립스틱 소비가 늘어나면 경기가 어려워지는 신호이다. 헴라인 지수(Hemline Index)도 있는데, 여성 치마 길이와 경제 상황이 반대로 움직인다는 경제 이론으로, 경기가 좋을 땐 치마가 짧아지고(미니스커트 유행), 불황엔 치마 길이가 길어지는(긴치마 유행) 경향을 의미하며, 1926년 와튼스쿨 경제학 교수 조지 테일러(George Taylor)가 제시한 지표이다.
친중(親中)을 표방한 정권이 중국의 반도 못 따라가는 꼴을 보고 있자니 정말 갑갑한 심정이다. 사회주의 공산당 일당 독재의 중국도 등소평(鄧小平)이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으로 경제를 부흥시켰다. “不管黑猫白猫(부관흑묘백묘) /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상관없이, 能捉到老鼠就是好猫(능착도로서취시호묘) / 쥐를 잘 잡을 수 있으면 좋은 고양이다.” 취임하고 해를 넘겨가는 마당에 맨날 내란이라는 플레임에 갇혀서 과거를 붙잡고 주저앉아 있으니 소는 누가 언제 키우겠는가? 정치는 경제를 먹고사는 생물일진대, 경제가 망해서 민생이 도탄에 빠지면 정치는 필망(必亡)하게 된다. 하루라도 빨리 정신을 차리기 바란다.(금삿갓 芸史 琴東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