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터널

막혀 있어도 빛을 향해 걸어간다

by 재형

지금 내가 사는 곳은 막혀있다. 목적지가 없는 길을 그저 따라가기만 하는 중이다. 시간이 흐르는 대로 나도 흘러 지나가는 지금이 난 막막하다. 맞이하기 싫은 세월과도 인사해야 하고, 다른 것들과도 부딪혀야 한다.


따라가는 길 위 흔들리는 나무들은 정말 고독하다. 아무도 바라봐 주지 않는데 묵묵히 서 있다. 지나가는 모든 것들을 지켜주며 보호해 준다. 그 모습을 보면 마음속이 소파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기분이다. 나도 닮고 싶다는 동경의 눈빛이 나온다.


내게 흘러가는 시간들에 난 맞아서 아파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는 듯하다. 지금 눈앞에 보이진 않지만 터널을 지나가는 기분이니까, 어쩌면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도 계속 가다 보면 결말이 생기지 않을까?


평생 끝나지 않더라도, 보이지 않는 터널을 걷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 이 터널의 끝은 결국엔 하나의 이야기로 남아, 추억 속 마음을 부드럽게 보듬어주는 장면으로 남을 것이다.

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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