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을 때 억울함으로 어쩔 줄 몰랐던 기억 있나요?

추억

by 아이린

별로 재미있는 성격도 아니고 친구도 많지 않았다. 학교 오면 수업받고 점심시간엔 급식이을 하돈 없던 때니 도시락을 먹어야 했는데 나는 교실에서 먹지 않고 들고 나와 당시 내가 찜한 곳에서 먹고 운동장의 아이들을 보거나 학교 담장 너머 지나가는 자동차 구경을 하곤 했다. 같이 밥 먹을 동무도 없는 자발적 왕따라고 해야 하나? 한 급 아이들이 관심 갖는 연예인에 대한 관심도 없었기에 이야기할 거리가 없었다고 해야 하나?

나랑 놀아주는 아이도 없었고 내가 뭐 적극적으로 다가간 적도 없었다. 한마디로 난 문제가 아주 많은 아이였다. 내 비사교적 성격은 담임을 통해 집에도 전해졌지만, 문제 많은 내 성격을 교정할 방법을 모르던 부모님은 말동무 삼을 애들을 집으로 불러 나를 더 움츠러들게 만들었다고 해야 하나?


숙제를 두고 오거나 시키는 일을 제대로 안 하거나 떠드는 일도 없고 그냥 그림자 같은 내 존재가 교실에서 주목을 받은 일이 있다. 시험을 보는 중에 일으켜 세워진 거다. 내 옆에 앉은 애랑 같이 말이다. 시험 감독을 하던 선생님은 왜 커닝을 하냐셨다. 내 옆에 앉은 애가 내 시험지를 훔쳐봤단다. 내가 적극적으로 보여주진 않아도 막지는 않더라나. 중학교 2학년 때였다. 옆에 앉은 아이일 뿐 친하지도 않고 이름도 잘 모르는 아이에게 내가 커닝을 도왔다고 뒤로 나가 서 있으라며 우리 둘의 시험지를 뺐었다. 격렬히 내 깐엔 아주 분노하며 덤벼 시험지를 돌려받고 자리에 돌아갔지만 남은 시험을 제대로 칠 수 있었겠나.


더 황당한 건 반 아이들은 내가 아니라 옆에 앉은 아이를 동정했다는 거다. 그 애는 내게 사과라고 했지만 별로 미안해하는 것 같지 않아 모르는 척했다는 게 그 이유다. 사과하면 반드시 용서하고 받아들여 줘야 하는지 의문을 그때 처음 가졌었다. 선생님에 대한 분노도 그렇고. 그냥 억울했다. 나중에 대학원 다닐 무렵 시험 감독을 해보니 딴짓하는 사람들이 다 보인다. 그 선생님도 상황을 봤을 텐데... 선생님 이름도 기억 안 나고 옆의 그 아이 이름도 기억 안 나지만, 가족 말고 남에게 억울한 일 당한 건 정말 처음이었다. 벌 받으라고 뒤에 세우는 일에서 느낀 모욕도 그랬고. 난 참 모난 데가 많았던 것 같지만 그래서 이후로는 조금 둥글어지려 노력했지만 잘못하지 않은 일로 받은 벌과 그로 인한 억울함은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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