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난, 낮잠 사용자입니다
– 괜찮게 늙는 중입니다 ⑫
예전엔 몰랐다.
계단 몇 층 오르고 숨이 턱까지 차는 일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시작될 줄은.
점심을 먹고 나면 잠이 쏟아지고
누가 뭐라 하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기운이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몸이 보내는 사인은 분명하다.
“이제 그만 좀 뛰어다녀, 제발.”
그래서 요즘 나는
잘 쉬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예전엔 쉬는 것도 스케줄이었다.
‘이번 주말엔 꼭 낮잠 자야지’,
‘금요일 저녁엔 무조건 아무것도 안 하기!’
그런데 지금은
쉬는 게 목표가 아니라 생존 방식이 되었다.
잠깐 앉았는데 한 시간이 가 있고
누웠다가 그대로 밤이 된 날도 있다.
예전 같으면 ‘시간을 낭비했다’고 자책했겠지만
지금은 그냥 웃는다.
"그래도 오늘은 숨은 잘 쉬었다"며.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 인정하는 데엔
용기와 약간의 유머가 필요하다.
나는 그걸 느긋하게 받아들이는 중이다.
숨이 가쁘면 바로 소파로 향한다.
핸드폰 대신 눈을 감고, 이불을 끌어올려본다.
할 일 목록에서 하나 몰래 지워버리기 – 그리고 모른 척하기
덜 움직여도 괜찮다.
조금 더 천천히 가도 나는 여전히 살아 있다.
그리고 때로는,
그게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