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마음이 먼저 늙는다는 걸 알게 된 날

감정은 피부보다 예민하다

by 담담

– 괜찮게 늙는 중입니다 ②


노화는 몸에서 먼저 오는 줄 알았다.
주름, 잔주름, 뻣뻣한 관절,
하루가 다르게 피로해지는 체력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런데 진짜 노화는 마음에서 먼저 시작되었다는 걸,
어느 날 문득 알게 되었다.


사소한 일에 예민해지고,
사랑이 귀찮고,
낯선 것을 배우는 일이 겁이 나기 시작할 때,
나는 이미 조금씩 늙고 있었던 것이다.

어떤 날은 작은 댓글 하나에 기분이 무너졌고,
어떤 날은 사람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말 한마디를 곱씹느라 밤을 설쳤다.
피부는 멀쩡한데,
감정은 갈라지고 있었다.


젊었을 땐 쉽게 상처받고도 쉽게 회복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처가 아니라 피로가 쌓인다.
삶에 찔리는 게 아니라,
삶에 물들어간다는 느낌.
그건 어떤 면에서 더 조심스럽고, 더 고요한 노화다.


나는 이제 감정을 관리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감정에게 말을 건다.

“오늘 많이 힘들었지?”
“조금 외로웠구나.”
“이건 네 잘못이 아니야.”

이런 말들이 내 마음의 주름을 천천히 펴주는 걸
나는 배워가고 있다.


감정은 피부보다 예민하다.
몸보다 더 빨리 지치고, 더디게 회복된다.
그래서 나는 감정에도
‘저속’의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내 감정이 나를 밀어내기 전에
내가 먼저 손을 내밀어주는 일.
그게 마음의 노화를 늦추는 첫 번째 연습이다.


오늘의 느린 연습

오늘 나를 가장 많이 흔든 감정을 조용히 불러보기.

→ “그 감정, 어디에서 왔을까?”
→ “그 감정에게 어떤 말이 가장 필요할까?”
감정을 외면하지 말고, 대화해보자.


마음은 피부보다 더 섬세하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노화를 더 빨리 알아채야 한다.
오늘 당신의 감정에도,
따뜻한 숨 한 번 건네보면 좋겠다.
“괜찮아, 나는 괜찮게 늙는 중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