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보다 중요한 건 내 시선의 해상도
아침마다 거울 앞에 선다.
예전에는 피부에 뭔가 묻었는지 확인했고 피곤해 보이지 않으려고 억지 미소를 연습했다.
요즘은 좀 다르다.
거울을 마주하고, 한 번 깊게 숨을 쉰다.
얼마나 늙어 보이는지보다 얼마나 나답게 살고 있는지를 생각하려 한다.
젊었을 땐 눈빛에 자신감이 넘쳤지만 그게 꼭 행복한 것은 아니었다.
지금은 조금 지쳐 보이더라도 그 안에 삶의 결이 담겨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거울을 볼 때마다 나에게 말한다.
“괜찮아. 오늘도 잘 살아냈어.”
그 말 한마디가
피부에 바르는 크림보다 더 부드럽게 나를 감싼다.
나는 예전보다 느려졌고 그 느림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거울 앞에서, 호흡 3번. 말 걸기 1번.
→ “오늘 나는 어떤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지?”
거울 앞에서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피부를 고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바라보는 태도를 바꾸는 것.
그것이 저속노화의 시작이다.
나이듦을 거부하지 않아도 된다.
그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걸 조금씩 배워가고 있을 뿐이다.
오늘도 거울 속 나에게 조용히 말한다.
“괜찮게 늙는 중이야.”
그 말이,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