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처럼 기다려진 글쓰기 수업

마음을 다독이는 글쓰기 수업

by 제라

돌봄 가족을 위한 에세이 수업, 첫날이었다.

예기치 않게 눈이 내려 걱정이 앞섰다.

오시는 길이 불편하지는 않을지,

혹시 미끄러지시진 않을지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하지만 “눈이 와서 더 일찍 왔다”며 웃으시던 어르신들의 얼굴을 보고

그 걱정은 눈처럼 금세 녹아내렸다.

나에겐 든든한 시작이었다.


“글은 무슨 글이냐”며 손사래를 치시던 분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진지하게 자신과 마주하기 시작했다.

짧은 두세 줄로 시작한 글이

어느새 마음 깊은 곳을 꺼내는 문장이 되어갔다.


수업을 함께한 시간 동안,

서로의 글을 읽으며 공감하고, 웃고, 박수를 보냈다.

진솔한 이야기들은 언제나 깊은 감동을 줬고,

그 이야기들 속에서 나 역시 부모님을 떠올리곤 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글을 쓰며 마음이 달라졌다는 어르신들의 이야기였다.

글을 쓰기 시작하고

가족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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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은 이렇게 말씀해주셨다.

“소풍 오듯 일주일에 한 번 글 쓰러 오는 날이 기다려졌어요.”

“글을 쓰면서 마음에 여유가 생겼어요.”

“다시 만나 글을 쓸 날이 올지 모르지만,

이 시간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치매안심센터를 알고 나서 마음속에 늘 위로가 됩니다.”

“여러분과 함께여서 참 즐거웠어요.”

수업을 진행했던 나 역시

어르신들의 말과 글 속에서 위로를 받았다.

그 시간들은 가르침이 아니라

서로에게 마음을 건네는 일이었다.

글쓰기는 단순히 표현을 배우는 활동이 아니라

마음을 비우고, 나를 다시 꺼내어보는 과정이었다.

글을 쓰는 일은

때로는 자신을 다독이고,

때로는 삶을 다르게 바라보게 만드는 힘이 되었다.

세 달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함께했던 그날들을 떠올리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참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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