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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님 Jul 24. 2021

이런저런 이야기.

책방 일기 2021.07.23

1. 관계

최근 2주쯤 사람 관계에서 오는 회의감에 대해 주로 생각했고, 가벼웠던 나의 행동에 대해 돌이켜 보았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흔한 말처럼 내가 잘한 일도 없지 않았을까.  코로나19와 무더위로 바깥세상도 하릴없이 소란스러웠고, 나 자신도 속에 든 것 없어 짤그락 거리는 수레와 같지는 않았는지.가볍게 내뱉었던, 주워 담을 수 없는 말들에 대해 자주 생각했다. 살아가는 데 있어 인간관계란 정말 어려운 과제다. 나는 30센티쯤 가까워진 줄 알았는데 알고 보면 상대는 3미터 보다도 더 멀리에 서 있었고, 그 반대이기도 했다.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  


책방에 자주 오셔서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시는 행님은 흔한 말을 다시금 상기시켜 주셨다.

"가는 사람 잡지 말고, 오는 사람 막지 말아요. 탱님."

매일 글쓰기 멤버 지*님은 타이밍에 맞추어 힘이 되는 책의 한 구절을 올려 주셨다.

"답이란 남에게서 얻는 것이 아나라 스스로 구하는 것이라네."


아무리 이성적으로 생각해본다지만 일이야 어찌 되었든 누군가를 떠나보낸다는 건 곱씹어 생각할 수밖에 없는, 서글픈 일이다.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밖에 없음을 생각한다. '그저 여기에 가만히 있기'


2. 슬기로운 비건 생활

꿀콩님을 비롯한 책방 손님들과 '슬기로운 비건 생활' 모임을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멤버들은 열성적으로 자신들의 식단과 짧은 소감을 밴드에 올린다. 이제야 <아무튼 비건>을 읽기 시작한 나는, 고기가 그저 음식으로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고기를 정기적으로 먹어 줘야 건강하다'고 피력하는 홍님과, 그건 선입견과 미신이라고, 잔인하게 죽어간 동물들을 생각하니 더 이상 고기를 먹기가 어렵다고 하는 나의 주장이 맞서고 있다. 오늘 아침엔 양배추를 삶고 잡곡밥을 지어 나누어 먹었다. 아무 말없이 밥을 먹어주는 그가 고맙다.  모임 멤버들이 각자의 식탁 위에 무엇을 올릴지 고민하는 모습들은 아름답다. 음식에 욕심내지 않고 간소하게 살아가는 이들이다.  


3. 건강을 위해 물 먹기

건강을 위해 물을 많이 먹어야 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실천이 쉽지 않다. 홍님이 2리터짜리 물통을 사줬지만 나는 그걸 화분에 물을 주는 용도로만 사용했다. 필라테스를 끊어 놓은지 한 달이 지났고 헤아려보니 총 세 번을 나갔다. 어제는 홍님에게 가는 날이라는 말도 안 하고 슬쩍 넘어갔다.(그는 알고 있었을까? ^^;;) 아마도 그곳에 다시 가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저 임하는 내내 즐거운 운동을 하고 싶다. 필라테스를 가지 않는 대신 많이 걷고 물을 많이 먹는 것만큼은 잘 지키기로 한다. 홍님에게 물먹기 미션을 하지 않으면 하루에 5천 원씩 벌금을 내기로 했다. 책을 두권이나 팔아야 벌 수 있는 큰돈이므로  미션을 수행하는 수밖에 이제 다른 방도가 없다.


4. <하다 하다 책방이라니> 감상 후기

'책방 주인을 남편으로 둔 안내가 전지적 아내 시점에서 남편을 관찰하고 책방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이야기를 기록한 책'이라고 소개가 쓰여있다. 파주 운정역 근처에 있는 '오래된 서점' 이야기다. 매번 책방 운영에 손해인 음악회를 열고, 책방을 오가는 손님들과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그 안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을 보고 내가 꿈꾸는 작은 사회를 단단하게 이루고 계신 것 같아 마음이 뭉클했다. 나보다 먼저 길을 걸어간 선배, 고수의 숨결이 느껴지는 이야기들이였다. 서점 운영은 누군가에게 로망일 수 있지만, 막상 내게 닥친다면 현실적인 문제다. 당연한 일임에도 때로 그것이 슬프다. 하지만 숫자로 다 헤아릴 수 없는 것들을 더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반갑다. 어떤 서점지기들을 보면 "책방지기" 보다 "활동가" 라는 수식어가 어울린다는 생각도 든다. 쉬는 날엔 이름도 근사한 '오래된 서점'에 찾아가야지.


그리고 여러분, 무더운 여름엔 우리 잠시 쉬어가요.

매일글쓰기 수*님이 적어주신 작품이라오!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6,465명 꾸준히 오르고 있어요.

책방은 찾아주시는 분들 덕분에 꿈지기들과 함께 매일 기쁘게 열고 있어요.

아직도 손님이 들어오셨을 때와 나갈때 어찌해야할지 조금은 어색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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