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경영대 카페 ‘더 로스터 59’
친한 동기가 학과 조교로 일하고 있는데, 학교에 예쁘고 맛있는 쿠키를 파는 카페가 새로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링크를 보내줬는데 '더 로스터 59'란 카페였다. 검색해보니 학교에 이런 고급진 곳이 생겼다니. 라떼엔 에그타르트를 파는 'eyagi(이야기)'나 뉴욕 바나나 푸딩을 파는 '더 랩'정도뿐이었는데 학교를 안 온 사이 세상 좋아졌다.
카페 이름에 숫자 59가 들어가 있는 것처럼 경영대 59동에 위치해 있다. 경영대와 박물관 사이의 좁은 골목을 들어가다 보면 왼쪽에 바로 있다. 경영대는 반짝반짝 빛나는 유리 재질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어서 벽돌로 되어있는 미대나 사범대랑 달리 다른 캠퍼스 느낌이 든다.
블루보틀 느낌이 나는 인테리어에 층고도 높고 전면에 창문으로 되어있어 채광도 잘 들어오고 뷰도 좋다. 양쪽으로 공간이 넓게 되어 있어서 조용히 노트북 갖고 와서 공부하기에도 적합한 것 같다. 청담이나 성수에 있을법한 고급미 철철 나는 카페가 학교에 있다니 감격스럽다. 풍문으로는 이쪽 경영대에 최고위 과정이 있어 대단하신 분들도 오실 수 있게 카페를 잘해놨다는 소문? 이 있다. (카페 '더랩'에서 세컨드로 운영한다고 한다)
메뉴로는 커피와 몸에 좋은 과일주스가 있고 베이글, 샌드위치, 베이커리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곳의 커피는 원두를 고를 수도 있고 정말 맛있고 고소하다는 얘기가 있지만 초등학생 입맛인 나는 우선 쿠키를 집었다. 내가 좋아하는 르뱅 쿠키 스타일로 월넛 초콜릿 쿠키, 오트밀 쿠키, 더블 초코 허니버터 칩 쿠키 이렇게 3가지가 있다. 종류별로 다 먹어봤는데 하나같이 겉은 바삭하며 속은 촉촉한 게 맛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뉴욕 바나나 푸딩도 있는데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라고 한다. 나중에 다시 올 때 먹어봐야겠다.
학창 시절의 나는 이 학교로 오게 될 줄도 몰랐고 꿈꾸지도 않았다. 그리고 들어와서도 남들 눈엔 생각 없이 다닌 것처럼 보였을지 몰라도 여기에서의 내 이십 대 초반의 추억은 그렇게 예쁘고 행복하진 않았다. 동아리도 해보고 어학연수도 가보고 봉사도 해보고 그럴걸. 아까운 청춘으로 흘러갔지만 회상해보면 그래도 나름 학교 실기실 과방에서 야작 하며 동기들이랑 야식 먹는 등 중간중간 잠깐씩의 즐거움과 소소한 행복도 있었다는 걸. 하지만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방탕하게 퇴폐적으로 놀고 싶다. (말은 이렇게 해도 성격상 슬프게도 그렇게 하지를 못하는..)
이렇게 돌고 돌아 다시 여기로 오게 된 것은 인연을 넘어 필연을 넘어 운명인 것인가. (사람도 마찬가지)
공부하기에도 적합하고 분위기 최고인 이곳은 앞으로 나의 참새방앗간으로 땅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