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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그널 G Jan 07. 2023

물과 뭍의 경계, 우린 여기서 신선이 된다

[대청호의 재발견] 원점회귀 코스 ①

#0. 대청호오백리길의 원점회귀코스

대청호오백리길은 말 그대로 대청호 호반길을 연결한 걷기 좋은 길이다. 약 250㎞에 달하는 이 길은 때론 산으로, 때론 호숫가로, 때론 데크길로 이어져 있다. 공식적으로 21개 구간으로 구분되는데 대전 대덕구와 동구, 충북 청주·옥천·보은의 경계를 넘나든다. 대청호오백리길은 구간마다 특별한 매력을 품고 있어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만 21개 모든 구간을 섭렵한다는 것은 ‘특별한 도전’으로 인식되기 십상이다. 적어도 대청호의 모든 것이 아니라 잠시의 힐링이 필요한 이들에겐 더욱 그렇다. 대청호의 보석 같은 매력이 널리 알려지면서 대청호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길이 필요해졌는데 그게 바로 원점회귀 코스다. 이는 그만큼 대청호오백리길이 연결에 연결을 더해 계속 진화하고 있다는 방증이고 트레킹 코스 콘텐츠의 다양화는 대청호 사용설명서가 더 풍성해졌음을 의미한다. 더 많은 사람이 보다 쉽게, 각자의 요구에 맞게 대청호를 찾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거다.


#1. 원점회귀 코스 ①

대청댐→비밀의숲→지명산(지락정)→대청정→로하스캠핑장→로하스해피로드→대청댐


대청호오백리길 트레킹은 늘 설렘으로 시작해 또 다른 시작에 대한 기대감으로 마무리된다. 늘 그곳에 있지만 항상 새롭고 색다른 모습으로 즐거움을 선사한다. 새로운 여정의 시작은 1구간과 21구간의 조합이다. 대청댐 물문화관 앞에서 출발해 지명산을 돌아 로하스캠핑장을 경유한 뒤 21구간 해피로드를 통해 되돌아오는 코스다. 코스 길이는 약 10㎞. 유유자적 경치 감상하며 느린 걸음으로 걸어도 약 4시간이면 충분하다. 산행 초보자에겐 초반 고갯길과 해발 약 150m 정도의 지명산을 오르는 길이 약간 고되지만 나머지 구간은 평탄하다. 지명산 하산길 역시 가파르니 이 점만 유의하면 된다.



대청호오백리길 1구간 시작지점에서 첫발을 뗀다. 대청댐물문화관에서 잠시 추억 돋는 수몰 전 옛 사진들을 감상한 뒤 심호흡 한 번 가다듬고 상쾌하게 출발한다. 산행의 경우 늘 그렇듯 처음 출발시점에선 다리가 천근만근이지만 확 트인 조망이 터지는 순간부턴 이내 트레킹에 최적화되도록 신체리듬이 돌아온다. 이 구간에선 출발 후 약 1.5㎞ 지점부터 호수 조망이 펼쳐지는데 이때부터 호수 건너편 청남대를 조망하면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등산동호인들이 나무에 걸어놓은 형형색색의 리본을 나침반 삼아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조금씩 조금씩 높은 곳으로 향할 때마다 대청호는 깊숙이 숨겨놓은 속살을 하나씩 하나씩 드러내고 숫고개를 지나갈 무렵엔 더욱더 웅장한 자태를 뽐낸다. 대청호의 매력에 빠져 산책같은 산행을 약 50분 정도 하면 로하스캠핑장 인근 ‘비밀의 숲’에 도달한다. 성인 한 명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높이로 나무 한 그루가 누워 있는데 2020년 기록적인 장마와 태풍으로 인해 뿌리가 반쯤 뽑힌 상태로 쓰러진 것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한숨 돌리면 이제 지명산 오르는 길에 접어든다. 15분 정도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지락정’이라는 정자가 이곳이 지명산의 정상임을 말해준다. 산 동쪽 기슭에 ‘지명’이라는 마을이 있어 지명산으로 명명됐는데 지락산으로 불리기도 한다. 산에서 곧장 로하스캠핑장으로 하산하는 길이 있지만 이번 여정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조망포인트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산을 ‘빙∼’ 둘러 우회한다. 내리막길 경사가 매우 가파르고 길에 쌓인 낙엽 때문에 미끄러워 약간 힘이 들지만 이 조망포인트 위에 서면 모든 피로가 싹 가신다. ‘와아∼.’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곳에서 조금만 더 가면 ‘대청정’이라는 정자에 도달하는데 이곳 역시 가슴 한구석 꽉 막힌 근심과 답답함을 털어낼 수 있는 확 트인 조망이 일품이다.

대청호오백리길 1구간 원점회귀 코스가 더욱 빛을 발하는 이유는 이곳에 캠핑장이 있기 때문이다. 대청댐 보조여수로 건설사업과 맞물려 2015년 개장한 캠핑장인데 오토캠핑장 40면과 글램핑장 10면, 각종 편의시설들이 배치돼 있다. 휴양문화의 대세로 자리 잡은 캠핑과 트레킹을 함께 즐길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1박2일 여행계획을 세우기에 안성맞춤이다. 캠핑을 즐긴 뒤 다음날 ‘비밀의 숲’이나 대청정으로 산책을 하면 좋을 듯하다. 좀 더 넓게 보면 대청댐 바로 밑에 조성된 금강로하스 대청공원도 연계 관광의 거점으로 손색이 없다.


로하스캠핑장을 끼고 돌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대청호오백리길 21구간과 만나는데 이름하여 해피로드다. 이번 여정의 종착점이 될 금강로하스 대청공원까지 약 2.5㎞ 구간이 데크길로 잘 정비돼 있다. 이 길을 따라 곳곳에 쉼터들이 조성돼 있는데 지루할 틈이 없다. 아기자기한 공원 시설물들이 지금도 계속 보강되면서 수변공원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또 이 길을 따라 카페와 식당들도 새단장을 하고 있어 앞으로의 변화된 모습이 더 기대감을 불러모으고 있다. /이기준, 김동직, 박동규, 차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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