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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포창 할머니

기피현상

천포창이란 피부와 점막에 수포를 형성하는 만성 물집 질환으로 온몸에 수포 물집을 가진 할머니가 입원했다.

처음에는 드레싱 하는 부위도 많아 힘이 들었다. 또한 피부질환이 본인도 힘들지만 보고 있는 의료진도 힘들었다.

메디폼을 온몸에 붙여야 해서 메디폼도 많이 필요했다. 메디폼은 비보험이라 보호자가 사 오셔야 했고 오실 때마다 박스채로 사 오셨다. 

할머니가 임종하셨고 닥터가 와서 사망선고를 하였다 사망선고 후 수액 제거와 소변줄 제거를 모두가 기피하고 자리에서  사라졌다.  

내가 죽은 후에도 누군가가 나를 기피하고 피한다면 무엇인가 속상할 거 같았다. 

전산 업무를 하던 중 일어나서 

할머니를 깨끗한 새 옷으로 갈아입혀드리고 임종 간호를 해드렸다. 

이후 아들, 딸들이 왔고 보호장구 없이 할머님을 만지셨다. 격리용 장갑을 꺼내려다가 펑펑 울고 있는 아들딸들에 모습을 보고 지금 이게 중요한가 이러고 조용히 임종실 문을 닫고 나왔다.

그리고 메디폼이 너무 많이 남았다고 다른 선생님들이 병원에 다른 환자들을 위해 기부하는 것이 어떠냐고 물어봤지만 혼자만의 고집이 생겨서 보호자에게 그 많은 메디폼을 챙겨서 보호자 품에 챙겨드렸다. 

보호자분께서는 어머님이 평생 고생만 하시다가 가셨다고 생전에 잘해드리지 못한 걸 후회하셨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할머님께서 평소에 아들딸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고  이야기를 해드렸다.

삶이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로 인하여 면회가 안되어 혼자 쓸쓸히 세상을 떠나간다는 것은 무엇일지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 가시는 길 쓸쓸하지 않게 잘 보내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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