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 허진년
바람이 둥글게 둥글게 지나가는 네거리을 돌아서는데 웅성거림이 빈객의 소매를 이끈다 잊어버렸다가 며칠을 생각하여도 떠오르지 않던 기억이 불현듯 간판마다 꽃송이로 피어난다 동경의 밤은 반은 조용하고 반의 반만 대화를 챙기고 두런거리고 있다 신간센의 속도로 다가섰다가 떠나가는 촌음들로 여전히 선뜻 마음을 챙겨주지 못한다 허물이 무너진 고목이 지키고 있는 신사초입에서 씻었던 손이 아직도 시리다 한잔의 샤케에 취한듯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을 채워 넘치는 만큼만 호주머니 끝에다 챙겨서 돌아감을 서두른다 여기쯤에도 춘풍은 자기에 취하여 몽글거리지만 됴쿄전선은 여전히 이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