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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진년 Oct 27. 2024

무상무념

無想無念 / 허진년


사람이 몹시 그리운 날

구름사이 비켜 내리는 햇볕을 속이며

산길 오르다 보면

인연으로 이루어진 온갖 것은 무상함을 안다


어디쯤 더 올라가서야

자기의 무게를 내려놓고 무너질 수 있을까

날숨으로 어리석음을 삭인다

공들여 쌓아 놓은 돌탑은

무너지지 않는다고 믿기에

삶의 본질을 벼리고 다듬어 세운다


아무도 말하지 않는 말들이

손상된 기억을 비집고 생성되면

살아가는 것이 오십보백보 아니겠는가


외길 하나라는 핑계로

덧없이 살아남아 허리가 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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