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히 배워 익혀 세상 섭리 깨우쳐서 새로운 앎을 익혀가고 인류공영 도움되는 큰 뜻으로 공부라는 것을 하는 줄 알았었네 알량한 내 자신의 호구지책糊口之策을 위함이면 두메 산골 땅 한 떼기에 일용할 씨앗을 뿌려야지 공부를 왜 하는가
난 사람 되어 보려고 공부를 왜 하는가
든 사람 되어 보려고 공부를 왜 하는가
된 사람 되어 보려고 공부를 하지 않는가
하잖은 호의호식好衣好食 물거품 입신양명立身揚名 그것을 목표 삼아 긴긴 세월 날밤 새워가며 공부를 왜 하였던가 학문 속 바닥 깊이 겸손을 공부하여 남을 위하여 베풀어라 그렇게 배워 놓고서 곳간 어둠 속에 혼자 돌아 앉아 어림셈에 게슴츠레 실눈을 뜨고서 치부책置簿冊은 왜 펼쳐 드는가
이 세상 다하여 죽는 날 가쁜 숨결 앞에 두고 식자우환識字憂患 지은 죄를 두 손 모아 빌어본들 누군가 그대 위하여 속죄양贖罪羊이 되어줄 것인가 살아서 깊은 숨 쉬는 날에 배워서 아는 죄 있거들랑 남김 없이 베플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