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을 통해 인생을 배우다.
내 인생의 마침표
섬을 가본 적이 세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적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글을 쓰기 위해 생각을 했더니 이곳저곳 많은 섬을 다녔다는 것에 놀랐다.
…
우리나라 제주도는 갈 때마다 언제나 다른 멋을 내는 섬이었다.
비가 오기도 강렬한 햇빛이 있기도 했고,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앞이 안 보일 때도 있었다.
해변의 모래와 푸른 바다는 볼 때마다 신비로웠다.
제주도는 갈 때마다 모든 것을 견디며 그냥 그 자리에 있는 섬이다.
두 번째 섬은 이탈리아에서 배로 갔던 섬이다.
정확하게 생각은 나지 않지만 유리공예의 섬, 피노키오의 섬이라고 했다.
약 한 시간 정도 강렬한 여름 햇살과 함께한 이탈리아의 섬은 아직도 따스함이 있는 또 형형색색의 유리로 뒤덮인 아주 예쁜 섬으로 기억한다.
세 번째 섬은 신혼여행으로 다녀온 인도네시아의 섬이다.
인도네시아는 섬으로 이뤄진 나라여서 섬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1월의 추운 겨울에 떠난 신행이었지만 그곳은 아주 덥고 후덥지근한 날씨였다.
자유여행으로 현지인 여행사 사장님께서 가이드를 해주셔서 우린 다른 신혼여행팀과는 아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했다.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용과 농장에서 직접 잘라주신 보라색의 용과였다.
시원하지도 않은 용과였지만 한국에 와서 절대 그 맛을 흉내 낸 용과는 찾아보지 못했다.
비도 억수로 많이 와서 비도 많이 맞은 신혼여행이었다.
후덥지근한 날씨 때문인지 모기의 습격을 몇 차례나 받았고,
섬을 떠날 때에도 사나운 파도가 일렁이는 인도네시아의 작은 섬이었다.
…
섬은 섬 나름대로 색깔이 있다.
나에게도 나만의 색이 있겠지?
내가 보는 섬의 색과 다른 사람이 보는 섬의 색은 어떨까?
어떤 색이 됐든 언젠가는 그 색이 마침표가 되어 인생을 끝날 때가 올 것이다.
마침표를 찍는 시점이 오면 내 인생을 뒤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 있을까?
인생이란 오늘이 모여 인생이 되는 것처럼 섬에서 어떠한 파도와 시련… 또 어떠한 어려움이 와도 견고히 서있는 섬처럼 견디고 견디는 나의 섬이 되기를 바라본다.
또 따스한 햇살이 섬을 비춘다면 그 따스함에 흠뻑 취해보기도 하자.
인생은 즐기는 거니까..
바다 위에 찍힌 점, 그 섬처럼 끝날 지 모르는 나의 인생도 마침표가 잘 찍어있기를 바라본다.
나답게 내 색깔을 내며 맛깔스럽게 살아가는 인생… 또 하나님께서 받은 사명을 잘 끝마치는 인생… 그런 마침표를 찍고 싶다.
마침표를 찍는 날이 왔을 때 사람에게는 잘 살다 갔다. 하나님께는 잘 살다 왔다고 굵은 점하나, 마침표를 찍고 이 세상을 떠나고 싶다.
시작이 있으면 끝(마침)도 있는 법이니까 말이다.
언제가 올지 모르는 마침표를 찍는 날을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