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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헌터의 언두부. 무조림

두부조림 & 무조림

by 요리헌터

요리헌터의 언두부. 무조림

아직은 보낼 준비가 안된 아들에게!

한 번쯤은 꿈에라도 찾아오지 무심한 놈!

어떻게 아빠 꿈에 한 번도 안 오는 거야!

지금이라도 아빠가 아들이랑 마지막 인사라도 할 수 있게 해 주면 안 될까?

그래도 이렇게 편지로라도 널 부를 수도 너에게 말할 수도 있어 그나마 아빤 다행인데 혹시나 엄마나 동생이 보고 슬퍼할까 봐 망설여지는구나...


이제 하나둘씩 아들의 흔적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있고, 매정한 현실이 행정 서류마다 내 새끼 이름뒤에 붙이는 사망이란 글자가 아빠의 창자를 끊는구나 아빠가 좀 더 잘 살걸 아빠 때문인 것 같아 아빠가 많이 미안해!


아들아!

가족단톡방을 왜 이리 오랫동안 비워두는 거야?

예전처럼 하루 한 번씩은 서로 안부인사는 해야지!

너의 전번을 삭제하면 정말 널 떠나보내는 것 같아 그 번호 그대로 살려 단톡방에 담아 두었어 언제든 "아빠! 뭐 필요한 거 없어?" 하며 단톡방에 들어와 아빠가 하루에 몇 번씩 확인을 하고 있단다...


새벽 2시 20분이면 어김없이 울리는 우리 아들 폰 기상 알람!

이런 새벽에 혼자 일어나 출근을 했었구나...

아무리 본사직원 관리직이라도 이런 시간에...

20대 중반 어린 나이에 부모 곁을 떠나 외지에서 십 년을 넘게 혼자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겠어..

아빠 된 사람이 아들이 이렇게 힘들게 일하는 줄도 모르고 팔자 좋게 다리 펴고 잠을 잤었구나..

퇴직금 정산 시 회사에서 남들보다 2~30% 더 열심히 일을 해서 연봉이 높다는 말을 듣고 아빤 가슴이 아파 숨을 쉴 수가 없었어 아무리 숙소에서 혼자 딱히 할 일이 없었어도 그렇게 일만 하다니 억대 연봉이면 뭐 해 돈보다도 직책보다도 아들이 옆에 있는 것이 아빠에겐 더 중요한데...

졸업과 동시에 취직했다고 그렇게 좋아하더니 얼마 전부턴 돈 버는 기계 같다고 푸념을 할 땐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아빠가 생각 없이 말한 것이 가슴을 후비는구나..


널 하늘로 보낸 여운이 눈물로 그대로 흐르고 있는데 가혹한 현실은 부동산. 자동차. 금융관계등 아들이 세상에 남긴 흔적들을 기간 내에 빨리 정리하라고 보채는 게 아빠를 너무 힘들게 해서 정신과 약과 술로 잠을...

이게 말이 되냐 아들에 유산을 아빠가 상속을 받는다는 것은 자식 앞세운 부모에게 주는 단장지애 같은 또 한 번의 형벌 같구나..

- 하늘에 있을 아들에게 쓴 편지 중 -


밥상 위 인기 반찬으로 두부조림! 무조림!

요리헌터가 아주 맛있는 두부 & 무조림을 만들며 추억여행을 떠나보려 합니다.

아들이 십 년 기숙사 생활을 하며 열심히 돈을 모아 자기 이름의 새 아파트를 장하고 벽에 못하나 안 박고 일 년 살고 떠났으니 얼마나 피눈물이 날까....ㅠㅠ

커다란 아들 냉장고를 채워주기 위해 아빠가 한 달에 두 번씩 밑반찬을 만들어 달려갔을 때 청소하나 해줄 곳이 없이 깨끗하게 정리정돈된 아들집은 얼마나 아끼며 살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지...

이제 이렇게 좋아했던 반찬을 만들어도 달려갈 곳이 없어졌네...ㅠㅠ

쫄깃한 식감에 양념이 골고루 배인 두부조림과 무조림을 만들기 위해선 두부를 먼저 냉동실에 얼려 요리를 하는 언두부조림입니다.

새로운 식감에 잘 배인 양념맛! 그러나 호불호가 있을 수도....

큰아들이 참 좋아하는 반찬이었는데....ㅠㅠ

맛은 예전 그대로인 것 같은데 아들은 옆에 없고

이젠 아빠가 두부조림 앞에 놓고 혼술을 하고 있네....

♧ 언두부조림

■ 재료 : 두부 1모. 무小1개. 양파½개. 대파½대. 당근½컵, 청홍고추 각 1개, 통깨 조금, 다시마물 200ml

■ 양념 : 고춧가루 4큰술, 간장 5큰술, 간 건새우 & 북어포 각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액젓 또는 국물진다시 6큰술, 맛술 1큰술, 설탕 1큰술, 요리당 2큰술, 참기름 1큰술, 후춧가루 조금

● 만들기

• 유통 기한이 가까운 두부는 냉동실에 넣어 얼렸서 요리를 하면 그냥 하는 것보다 조금 더 단단하고 쫄깃한 식감이 있다. 얼렸던 두부는 물에 담가두면 금방 녹는다.

• 해동이 다 되면 물기를 따라낸 후 두부를 손바닥에 올리고 꾹 눌러주면 으깨지지 않고 마치 스펀지처럼 물기가 쭈욱 빠져나가며 중간중간 구멍이 숭숭 뚫려있다. 이는 물기가 빠져나가 생긴 구멍으로 요리를 하면 이구멍에 양념이 스며들어 더맛이 좋아진다.

• 두부를 냉동실에 넣기 전에 먹기 좋게 썰어서 냉동을 시키면 나중에 녹이기도 요리하기도 편하다.

무는 두툼하게 썰어서 준비하고, 양파와 당근은 채를 썰어 준비한다. 대파는 어슷 썰어 준비하고, 청홍고추는 쫑쫑 썰어 준비한다.

• 북어포와 건새우는 기름 없이 볶아서 완전히 식힌 다음 커터기에 갈아서 위분량의 양념재료를 미리 만들어 준비해 둔다. 미리 물 200ml에 다시마 2조각을 넣고 다시마물을 만들어 둔다.

• 냉동실에서 꺼내 녹인 언두부는 손으로 눌러 1차 물기를 빼고 키친타월로 또 한 번 물기를 뺀 다음 기름 살짝 두르고 앞뒤로 노릇하게 구워준다.

• 재료 준비가 끝나면 자! 요리를 시작합니다.

먼저 웍 바닥에 무를 깔아 준다. 무 위에 두부도 펼쳐서 올려주고 양파 등도 펼쳐서 올려준다.

• 준비한 양념장에 다시마물을 섞어서 고루 부어준다.

• 불을 켜고 끓어오르면 중 약불로 졸여 준다.

언두부조림에 국물이 자작하게 졸여지면 대파와 청. 홍고추를 고루 뿌려주고 한소끔 더 끓인 후에 불을 끄고 참기름과 통깨를 뿌려주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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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두부 효능 - 두부를 얼리면 보관에 이점도 있지만 식감이나 영양면에서도 많은 장점이 생긴다. 두부가 얼면 조직의 변화로 쫄깃한 식감이 생겨 고기나 빵의 대체 식재료로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언두부는 생두부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아서 다이어트 중에도 충분한 영양보충을 할 수 있다. 영양분은 높아지고 칼로리는 낮어지는 다이어트 최고의 동반자! 지금 다이어트를 생각한다면 당장 두부를 얼린다.

○ 무 효능 - 무에는 특유의 전분 분해 효소가 있어 음식의 소화흡수를 촉진하고 풍부한 식물성 섬유소는 장내의 노폐물을 청소하는 역할을 하며 한방에서는 해열효과와 기침과 목이 아플 때 많이 사용했다.


다음 목요일 연재예고

요리헌터의 무침당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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