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주문을 받아보도록 하겠습니다(1)
연말이라, 이래저래 마음도 싱숭생숭하고, 그때 몰아쳤던 태풍의 기억들로 인해 어쩌다 보니 글이 싱숭생숭 무거워지고 말았다.
물론 좋은 기억들, 재미있는 기억들도 많았지만 어째 모든 사건사고들이 그즈음 벌어지는 것 같아 비중으로 따지자면 죽도록 힘들었던 기억이 70%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할까?
암튼, 반성하고…….
오늘은 포스기에서 주문받는 방법에 대해 말해보기로 하겠다.
가장 먼저 교육받고 처음 배정받는 포지션이 바로 CS 중에서도 프런트일 것이다.
그 이유는 팔고 있는 메뉴에 대해 한눈에 익힐 수 있고 무엇이 있는지 가장 빨리 익힐 수 있는 자리여서 매장에 새로 신입이 들어왔다, 하면 제일 많이 주는 게 이 포지션이다.
사실 스타벅스의 포스 시스템은 일찍부터 카테고리만 잘 알아도 주문받는 것에 크게 어려움은 없다.
크게 brew, espresso, blende , warm, RTD로 나뉜다.
1. Brew
말 그대로 일반적으로 드립 된 커피 종류를 말한다.
각 시즌별로 제공되는 스페셜 원두를 제외하고는 스타벅스는 아침에 4가지 종류의 드립 커피를 제공한다.
먼저 스타벅스의 원두 시스템을 말하자면,
blonde, medium, dark, decafe로 분류되는데 대개 가게들이 블론드의 경우는 veranda, 미디엄은 pike, 다크의 경우는 verona나 sumatra를 무난하게 많이 쓴다.
veranda는 가볍지만 로스팅이 약해서 산미가 강하고 감귤류 맛이 나는 것이 특히 급하게 카페인이 필요한 경우 추천한다.
pike는 대개 멕시코나 브라질산을 적당히 블랜딩 해서 전체적으로 구수한 보리차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호불호의 편차가 제일 적은 제품으로 하루종일 구비해 놓는 브루 커피이다. 주야장천……말이지.
간혹 집에 가도 종일 이 대량으로 원두 가는 입자가 온몸에 덕지덕지 붙어 쩔어 있는데, 냄새는 딱 이 pike가 원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만큼 많이 갈고, 제일 많이 채워 넣는 스탠더드이기도 하다.
그리고 한국 사람들이 제일 많이 찾는 커피기도 하지.
verona나 sumatra의 경우, 나는 sumatra를 훨씬 더 선호하는 편이다.
verona는 약간 진한 데다 스모키 한 향이 있는 쌉쌀한 맛이 묵직한 커피인데 sumatra의 경우 플로럴향이 나면서 verona보다는 좀 더 가볍지만 리치하게 즐기고 싶을 때 부담 없어서 좋았다.
그리고 decaf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pike.
이 4 종류의 커피를 10분마다 분쇄하고, 버리고, 새로 넣고, 드립 하는 짓을 반복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스벅에서 요구하는 건 30분마다 커피를 신선한 커피로 바꿀 것을 요구하는데, 타이머를 8분에 맞춰놓고 하나씩 같은 작업을 계~속 반복해 줘야 한다.
참고로, 이것만 가는 거 절대 아니고 손님 주문도 받고 오븐도 보고, 다른 파트에서 필요한 물품도 알아서 채워줘야 한다. 그 8분 안에 말이지.
대개 오후에 와서 마시고 싶은 드립 커피를 찾다가 왜 미디엄 로스트만 있어요? 하고 묻는 손님들이 있는데,
사실 체산성 문제 때문에 오전 9시까지만 4종류의 커피를 다 구비해 놓고 10시 이후엔 미디엄만 남기고 다 폐기하고 용기 씻어 버려서 드립 안 한다.
요상하게 항상 커피 찾는 분들이 미디엄이 제일 좋다면서 미디엄만 마시는데 내 개인적인 의견으론 블론드도 좋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그리고 설탕과 우유를 부어 마실 거면 다크로스트를 추천한다.
우유가 들어가면 아무래도 커피맛이 흐려지기 마련인데 다크로스트의 경우는 우유를 부어도 커피 맛이 절대 우유에 지지 않으니 말이다.
물론 개취겠지만.
그리고 이 브루 카테고리 안에는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카페 미스토라는 것도 존재한다.
이탈리아 이름으로는 카페오레라고 해야 하나?
커피 절반에 원하면. 클래식 시럽 넣어주고 스팀밀크를 부어주는 미스토라는 이름을 단 카페오레가 존재한다.
사람들이 이 메뉴의 존재를 몰라서 시키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이거 나름 맛도리이다.
따듯하게 부드러운 게 마시고 싶다면 커피 시켜서 괜히 크림 넣고 설탕 넣는 것보다 이게 훨씬 낫다.
미국에는 우유의 종류가 대략
지방함량에 따라 홀밀크, 2%, 논팻, 하프 앤 하프, 헤비휩크림으로 나뉘는데 차가운 거 넣어 미지근하게 마실 바에는 이걸 시키는 게 훨씬 낫다.
가격도 그렇게 크게 차이는 없지만 기왕 마시는 거 맛있게 적당한 온도에 마시면 좋잖아?
그런데 이마저도 돈이 아깝다! 하시는 분들 분명 있으실 거다.
그럴 때 하는 방법, 당연히 있다.
스타벅스의 컵 사이즈를 톨, 그란데, 벤티라는 건 대부분 다 잘 알고 계시리라 믿는다.
그럼 가장 기본적인 그란데 사이즈의 카페 미스토를 마시고 싶지만 돈을 더 내고 싶지는 않다면, 이렇게 해보더라도 욕은 먹지 않을 것이다.
주문할 때 한 사이즈 아래인 톨 사이즈 브루 커피를 시킨다.
그리고 그걸 그란데 컵에다 담아 달라고 하면 딱 손가락 두 마디 정도의 공간을 남겨두고 담아 줄 것이다.
보통은 우유나 하프 앤 하프를 달라고 하면 금액 추가를 하지 않고 그냥 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걸 데워달라고 요구하면 따끈하게 스팀 해서 줄 것이다.
스팀 할 때 일정량을 스팀워머에 넣고 해야 하기 때문에 대다수 숏 사이즈 정도의 양을 넣고 스팀해 주는데 이걸 받아서 톨사이즈 커피를 그란데 컵에 담은 것과 합쳐주면 짜잔! 그란데 카페 미스토가 된다.
응, 그러니까 엑스트라 차지 없이 말이지.
스팀 쏴주는 파트너가 귀찮아서 그렇지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다.
그리고 설탕이나, 스프랜다 아니면 스티비아등을 요구해서 자신의 입맛에 맞게 달게 타 먹으면 그만이다.
…….그래서 미스토 주문이 없는 건가.
아이스커피도 나름 아메리카노 외에 먹을 만 한데, 이건 가게에서 원두를 분쇄하는 게 아니라 분쇄되어진 것이 가게에 들어온다.
일반 원두보다 곱게 분쇄되어 있어서 보다 진하게 내리는데 이걸 절반 정도는 얼음과 함께 섞어서 통에 보관해 파는 것이 아이스커피.
이것도 부류로 분류된다.
이외에도 이 카테고리 안에는 우려내는 메뉴가 모두 포함이 되어,
콜드브루 커피, 아이스티, 핫티 등 우려내는 모든 종류를 포함하고 있다.
근래 고카페인의 영향으로 콜드브루가 인기 절정인데, 이전에는 커다란 통에 20시간 원두를 담가 불려놓은 걸 팔았다면 요즘은 이 불린 원두 우린 물을 kleg에 넣어 냉장 보관해서 질소와 함께 전용 용기에 서빙을 한다.
보다 부드러운 맛과 향을 보존……. 한다고 하는데, 확실히 이전보다는 떫고 쓴맛보다 부드러운 거품이 입에 닿는 느낌이 좋아지긴 했다만.
생각보다 고장이 자주 난다.
이, 가스통도 그렇고 자주 막혀서 먹통이 되는 일이 잦다.
(찾는 사람이 많아지니 더욱…..)
콜드폼 같은 경우 요즘은 전용 도구가 나와 좋아졌다고는 하는데, 내가 그만둔 직후에 나온 거라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다. 아쉽게도……
이전에는 커다란 플랜더에 주문 올 때마다 대량으로 만들어 내느라 바빴는데……말이지.
요즘은 그래서 이런저런 콜드폼이 많이 나온 거 같은데 사실 그만둔 이후 스벅은 거의 발걸음을 하지 않아 모르겠다.
그래도 콜드폼 콜드브루의 인기는 계속되겄지?
아, 나이트로 콜드브루엔 얼음 안 들어간다.
나이트로젠을 콜드브루에 섞어서 서빙되기 때문에 거품이 생명이라 얼음을 넣으면 거품이 사그라져 나이트로젠의 의미가 없다.
간혹 손님 중에 나이트로 콜드브루에 왜 얼음 안 넣어주냐고 항의하는 손님도 있었고, 열심히 설명해 줘도 이해 못 하고 투덜대는 경우도 있었고, 아예 얼음 넣어줘라고 하는 손님도 있었는데 그럴 땐 그냥 넣어주긴 한다.
어디까지나 커스텀 매장이니까 말이지.
그럼 마지막으로 티, 차 종류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아이스티는 블랙티, 그린티, 히 이비스커스티 3종류이다.
심플 그 자체인데, 제일 잘 팔리는 건 뭐니 뭐니 해도 그린티이다.
잘 모르겠는데 그린티가 제일 잘 나가더라고.
내가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매장에 항상 아침마다 와이프 것까지 해서 사러 오시는 할아버지 한 분이 계셨는데 주문이 트렌타 그린티 노워터 노 아이스였다.
보통 아이스티종류는 진하게 우려내 놓기 때문에 서빙되어 나갈 때 물 반 티 반 섞여서 나간다.
그래야 좀 덜 떫고 진하지 않은 맛이 나는데 그분은 그렇게 사가셔서 하루종일 드신다고 그러더라.
블랙티는 그냥 무난한 블랙퍼스트티인데…..
메뉴에도 있지만 모든 티에 레몬에이드를 섞은 버전이 존재한다.
이것도 맛이 있지만, 내가 여름에 스벅에서 일할 때 마셨던 몇 안 되는 종류 중 좋아했던 걸 얘기하자면,
데자와 밀크티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거다.
주문은,
블랙티에 노 워터, 하프 앤 하프 클래식, 시럽 사이즈 별로.
우유가 들어가게 되면 밍밍해질 텐데 그러면 블랙티맛이 안 나서 이렇게 먹으면 진한 데자와 맛이 재현되어 좋아하던 음료 중 하나였다.
괜히 노워터 안 시켜서 맛없다 하지 말고 꼭 물 안 넣은 버전으로 주문해 보시길 추천.
시럽은 클래식 시럽이 제일 무난하지만 다른 걸 시도해보고 싶으시다면 바닐라 시럽까지는 괜찮았던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핫 티 부분.
겨울에 제일 인기 있는 메뉴긴 한데……솔직히 티백 까는 게 귀찮긴 해도 제일 불평불만 없고 간단한 주문이라서 주문받는 게 좋았던 메뉴 중 하나다.
아, 물론 다른 메뉴는 브루 커피. 이게 제일 좋았음. 주문받고 컵 들고 따라서 주면 끝.
바에서도 제일 좋아하는 메뉴 중 하나이다.
티 종류가 의외로 많은 데다가 티바나가 워낙 티 브랜드로 유명한 브랜드였는데, 처음 미국에 왔을 때만 하더라도 여기저기 오프라인 매장이 보였다가 스타벅스가 매수한 이후엔 오프라인을 문 닫더니 이젠 아예 안 보이더라.
거기 피치 트랭퀼리티라고 복숭아가 숭덩숭덩 들어간 과일차가 무척 달달하고 맛있어서 티백 말고 홀맆으로 사는 거 좋았는데 무척이나 아쉽더란.
핫티는 대개 블랙티계, 그린티 계 그리고 카페인프리계로 나누어진다.
블랙티는 잉글리시 블랙퍼스트, 얼그레이가 있고 그 밑으로 런던포그와 로열잉글리시 블랙퍼스트 라테가 있다.
블랙퍼스트 라테는 말 그대로 뜨거운 물에 절반은 차를 우리고 나머지는 스팀밀크로 채운 것이고, 런던 포그는 얼그레이티에 바닐라 시럽을 넣고 스팀밀크를 넣은 약간 고급진 밀크티라고 할까?
이것 역시 미스토와 마찬가지로 몰라서 못 시키는 히든 메뉴 같은 메뉴이다.
그리고 티바나의 얼그레이는 향이 진짜 좋은데 감귤향과 함께 라벤더향이 확 풍겨오는 게 사실 티백 열 때마다 기분 좋아지는 향이거든.
마니아층이 꽤 있지만 어째 핫 티 종류는 겨울에 반짝하고 나머지 계절에는 안 팔리는 경우가 대다수라서………
티 중에서 제일 잘 나가는 그린티에는 제이드 시트러스 민트 티, 엠퍼러 클라우드가 있다.(기억이 가물거려서 메뉴 펴놓고 글을 쓰는데 뭔가 카모마일 민트 블러섬이라고 새로운 게 생기긴 했는데… 안 마셔본 거라 패스)
엠퍼러 클라우드는 말 그대로 순수한 녹차. 그리고 제일 많이 팔리는 차 중 하나기도 하다.
제이드 시트러스 민트티는 블렌디드 티로 그린티에 시트러스향과 민트를 넣어서 이대로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많지만, 겨울이 되면 허니 시트러스 민트티라고 해서 스팀 한 레몬에이드와 꿀을 섞은 그야말로 감기 대비 비타민 씨 듬뿍 꿀차라고 해야 할까?로 가장 인기 많은 차이기도 하다.
이게, 감기에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꿀이 들어가서 그런지 추워지기 시작하거나 감기가 유행하는 계절이면 주문량이 폭주를 하는데 미칠 것 같았다.
좀 귀찮은 것이 바에다 레몬에이드 스팀해 달라고 따로 부탁해야 하기도 하지만 1회용 패키지에 들어가 있는 꿀을 따서 컵에 넣는 것 자체가 말로만 들어도 끈적끈적하다.
그냥 꿀봉지를 딸 수도 없어서 가위는 필수이고 가위로 자르면 가위도 끈적이기 때문에 중간중간 닦아줘야 하는 건 필수이다.
그리고 꿀이, 그냥 놓아두면 절대 녹지 않기 때문에 나는 티백을 넣고 뜨거운 물을 조금 따라서 꿀을 완전히 용해시킨 다음에 다시 더운물을 붓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앞에서 주문받고 뒤에 사람 밀려 있으면 절망이었다.
요즘은 그냥 제이드 시트러스를 쓰는 거 같지만 이전에만 하더라도 제이드 시트러스에 피치 트랭퀼리티를 써서 좀 더 새콤한 과일맛이었는데, 지금 보니 피치 트랭퀼리티가 사라졌네.
아쉽기 그지없다.
카페인프리로는 말 그대로 민트 마제스티가 있는데 그냥 말 그대로 민트티.
여기에 꿀 타면 아랍에서 마시는 그 달달한 민트티가 되는데 이거 꽤 괜찮은 조합이라 간혹 해 마셨었더랬다.
아, 꿀은 팩 따기 싫어서 개인적으로 곰돌이 꿀통 가지고 다닌 건 비밀.
핫티 주문할 때도 역시 팁이 있는데 톨 사이즈에는 티백 한 개, 그란데와 벤티에는 티백을 두 개 사용한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벤티 사이즈 티에 티백 하나는 자기 달라고 하고 한 개는 컵에 넣어 우려 마시는데……이거 돈 드니까 싫어! 하시는 분들 계시겠지?
매장에서 더운물 리필 해 달라고 하면 우리는 당연히 기쁜 마음으로 무상으로 리필을 해 준다.
응.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가득 채워 준다.
톨 사이즈에는 티백 한 개 넣어준다고 했잖아?
주문할 때 톨 사이즈 티에 그란데나 벤티 컵에 더운물 가득 부어달라고 하면 톨 사이즈 가격으로 벤티양을 누릴 수 있다.
합법적으로다가.
눈치 볼 것도 없다.
우유도 아니고 레몬에이드도 아니고 그냥 더운물이잖아?
그리고 더운물은 따로 머신에 붙어서 데워져서 나와서 그냥 꼭지만 돌리면 된다.
거기에 추가 요금도 안 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