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사기성어대사전

시난득이이실

by 김영수

《司马迁史记成大辞典》


시난득이이실(時難得而易失)


- 시간(또는 시기)이란 얻기는 어려워도 잃기는 쉽다.

- 권32 <제태공세가>


이 명언은 이름 없는 여관집 주인의 입에서 나왔다. 주나라 무왕이 은나라를 멸망시킨 다음 가장 큰 공을 세운 강태공 여상(呂尙)을 제나라(지금의 산동성 동부)에 봉했다. 봉국(封國)으로 부임해 가는 태공의 행차가 무척이나 더뎌 보였다. 이때 여관 주인이 태공에게 “잠자는 모습이 편안해 보이는 것이 마치 봉국으로 부임해 가는 사람이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 비꼰 다음 “시간(시기)이란 얻기는 어려워도 잃기는 쉽습니다”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태공은 한밤중인데도 부랴부랴 옷을 입은 채로 행차를 재촉했다고 한다. 천하가 평정되었다고 해서 잠시 마음을 풀고 있었던 태공에 대한 따끔한 질책이었다.

쇠는 달구어졌을 때 치라고 했다.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한다. 때를 놓치면 일 전체가 어긋나기 마련이다. 한번 놓친 기회를 다시 잡기 위해서는 전보다 몇 배 아니 몇 십 배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

사마천은 <회음후열전>에서 책사(策士) 괴통(蒯通)의 말을 빌려 주어진 기회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하늘이 주신 것을 취하지 않으면 그 원망이 오히려 자기에게 돌아온다. 때가 왔는데 행동하지 않으면 화를 입는다”고 했다.(‘시지불행, 반수기앙’ 항목 참고)

스포츠 경기에서 흔히 하는 말로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것이 있다. 이 타이밍이 바로 여관 주인이 말한 ‘시간(時間)’ 또는 ‘시기(時機)’에 해당한다. 또 우리말의 ‘때’가 바로 이 뜻이다. 비단 스포츠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영역에서 타이밍은 아주 중요하다. 때를 못 맞추면 마치 음식이 설익거나 다 타버리는 것처럼 상황과 일을 망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강태공은 여관집 주인의 이 충고를 흘러듣지 않고 바로 움직였다. 강태공이 뛰어난 인물이라는 사실을 이 평범한 일화에서도 확인하게 된다.(본문 pp.1065~1066)

도면. 강태공은 여러 직업을 전전하면서 민간과 천하 정세를 두루 살핀 경력을 갖고 있다. 여관 주인의 말을 무시하지 않은 것도 이런 경력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키워드: 기회, 시기,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