放電 - 어느 弔詞의 기록

by 할미꽃


숨줄이 끊겼다.

우주가 사라졌다.

손바닥만 한 몸 안에

거대한 우주를 품고 살면서 주고,

주고, 또 주다 지쳐서

퍼내다 퍼내다 지쳐서

달래다 달래다 제가 더 아파서

스르르 숨줄이 끊겼다.


까만 시체가 된 폰을 내려다본다.

나 또한 평생을 퍼내고 달래며 살다

어느 날 저렇게 고요히 우주를 닫겠지.

방전된 어둠 앞에 서서

끊어진 숨줄의 적막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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